▲사람들로 넘쳐나는 대전 역전시장안병기
대전에서 가장 큰 재래 시장은 중앙시장이다. 그러나 가장 활기에 넘치는 재래시장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이곳 '역전시장' 따라 올 시장이 없다.
역전시장은 일종의 도깨비 시장이다. 근처 은행이나 관공서들이 문을 닫는 시간이면 각종 노점상들이 자리를 편다. 장사꾼들은 무나 배추를 실은 차량을 길가에 세워둔 채로 풋잠을 자기도 하고 아줌마들 가운데는 그냥 노점에서 담요 하나 달랑 둘러 쓴 채 꾸벅꾸벅 졸며 밤을 샌다.
새벽 4시가 되면 역전시장은 잠을 깬다. 사람들이 하나둘 전을 펼치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깡통에다 피워 놓은 불을 쬐려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아침 7시가 지나면 촌에서 첫차로 나온 할머니들도 길가에 쪼그려 앉아 장사 채비를 서두른다. 나물 몇 숨, 무 몇 개, 배추 몇 포기가 전부지만 나름대로 구색을 갖추느라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큰길 하나 건너에 있는 중앙시장보다 역전시장이 각광을 받는 것은 아무래도 값이 싸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새벽시장에 나가보면 다른 시장과 비교해서 가격의 높낮이가 더욱 확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