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까치떼한성수
부산에서, 마산에서 누님들이 도착했습니다. 예순여덟의 큰누님, 예순다섯의 큰형님, 올해 회갑을 맞은 둘째형님(축하드립니다.) 그 외 50대의 누나 세분, 형님한분, 40대 중반을 넘긴 막내인 나, 이렇게 우리 8남매는 오랜만에 모두 모였습니다.
형제들은 오늘 벌어질 쿠웨이트와의 축구얘기에 바쁘고, 누님들은 밀린 이야기를 나누느라 웃음꽃이 핍니다. 저녁밥을 먹고 북한과 일본의 경기를 보다가 드디어 우리나라의 경기가 시작되고, 숨죽이는 가운데 이동국의 멋진 발리슛이 터집니다. 나는 박수를 치면서 참았던 볼일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하늘에서 소담스런 목화꽃 같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야! 눈이다.”
나는 안에다 고함을 내지릅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데 이영표의 쐐기 골이 터집니다. 경기가 끝나고 나는 다시 마당에 나왔습니다. 마당에 심어놓은 동백나무에 하얀 눈꽃이 붉은 동백꽃을 덮고 있습니다. 벌거벗은 단풍나무에도 하얀 단풍이 곱게 물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