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썼다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2001년에 다른 사람이 옮겨 썼다고 나와 있다. 옮겨 쓰면서까지 '모셔두어야' 했다는 뜻이다.김수원
중앙에 고 육영수 여사의 흉상과 함께 왼쪽에는 육영수 여사가 쓴 글이, 오른쪽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이 보였다. 추모의 분위기가 너무 강렬해 동생의 질문을 예감할 수 있었다. 이렇게 꾸며놓을 정도라면 뭔가 대단한 인물이었을 거라는 것. 내가 잘 모르는 육영수 여사에 대해서는 대충 넘어갈 수 있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문제였다. 평가가 엇갈려 많은 논란이 되는 인물에게 이렇게 좋은 인상만 심어주는 공간을 회관에 마련해두었으니 말이다.
유신독재부터 이야기할까. 경제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자행한 인권탄압 등등. 오면서 본 간첩신고 안내판을 곁들여서. 그리고 암살되기까지. 한편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는 점을 추가하는 건 어떨까. 그렇다고 너무 좋지 않은 면만 얘기하면 동생이 이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모든 시설물을 부정하게 되는 건 아닐까.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 전전긍긍. 흉상에게 버럭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는 결국 집에 가서 설명해주겠다고 대답을 미뤘다. 잠깐, 여기서 이걸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나? 보이지 않는다. 함께 견학 오는 선생님들은 어떻게 설명할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