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문가에게 디지털치매에 대해 묻다 | | | [인터뷰]조선대학교병원정신과 김상훈 | | | | - 디지털 치매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뭘까요? "인체의 모든 구조물이 사용을 하지 않으면 기능이 감소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인간에게 꼬리가 있었으나 사용하지 않아서 퇴화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요즘은 휴대폰을 사용해서 번호를 외울 필요가 없어지고 노래방 기기를 사용해서 노래가사를 외우지 않아도 되는 세상입니다.
지금 수준의 기계 사용으로 인해 인간의 뇌기능이 완전히 퇴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뇌에서 하는 인간의 고급기능인 암기와 연산기능이 기계에 의존하다보니 창조적인 뇌 기능 자체가 퇴화할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이렇게 인간의 뇌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디지털 치매가 극복의 대상이라는 의견과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먼저, '디지털치매'가 극복의 대상인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받아들이되 부분적으로는 본인이 노력을 해서 기억력이 쇠퇴하는 것을 막아야하는 정도입니다. 새로운 기계의 개발을 통해 우리는 더욱 편안한 삶을 누리게 되고 새로운 기계가 나오면 그 기계의 사용법을 공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기계를 사용한다고 해서 우리가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사회는 생각해야 할 일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분야가 전문화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대 사회에서 기계에 몇 가지 기능을 의존하다고 해서 그것에 의해 지능이 퇴화하므로 기계를 사용하는게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좋은 것은 그 긍정적인 기능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치매'에 의해 젊은이들의 능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휴대폰을 가져다 줘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치매를 겪고 있다는 젊은이들도 금세 휴대폰의 다양한 기능을 금방 파악하고 사용합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는 휴대폰이나 기기들의 사용에 의해 젊은이들의 능력이 약화된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일부 기능이 기계를 사용하게 되면서 쇠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밖에 다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나게 됩니다. '디지털치매'와 같은 현상처럼 한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우리가 바보가 되는 것 같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것은 활용능력을 키워주므로 다양한 측면에서 이러한 현상을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디지털치매가 일종의 질병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것은 질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외국의 저널이나 논문을 찾아봐도 질병으로 발표된 예는 없습니다. 혹시 공상과학영화와 같이 기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면 이것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것을 질병으로까지 볼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 그렇다면 '디지털치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우선 자기 나름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의 번호는 외우고 좋아하는 노래 가사 정도는 외울 필요성이 있습니다. 일반 치매환자에게 머리를 자꾸 이용하게 하는 방법을 여기에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먼저 직접 손으로 일기를 써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기억을 감정을 실어서 쓰는 것으로 사고력을 더 창조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다른 예로는 화투놀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같은 편과의 동질성을 파악하게 하고 계산능력을 향상시켜 줍니다. 또한 신문이나 잡지를 직접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세히 기사를 읽는 것은 기억기능을 향상시키고 고등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이혜령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