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장 정태기 후보 당선

54.3%로 과반수 이상 득표....양상우 후보는 41.0%

등록 2005.02.18 13:06수정 2005.02.1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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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8일 97.7%의 유례없는 투표율을 기록하며 치러진 한겨레 사장 선거에서 뽑힌 정태기 사장 내정자.

18일 97.7%의 유례없는 투표율을 기록하며 치러진 한겨레 사장 선거에서 뽑힌 정태기 사장 내정자. ⓒ 한겨레 제공


97.7%의 높은 투표율 어떻게 나왔을까
[현장] 한겨레 사장 뽑던 날...관심은 뜨겁고 분위기는 차분

언론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았던 한겨레 사장 선거가 막을 내렸다. 97.7%의 사상 유례없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한겨레 구성원들의 참여 열기를 나타냈지만 투표현장은 내내 차분했다.

이날 투표는 한겨레 사옥 2층과 7층 현관 두 곳에 설치된 기표소에서 오전 9시부터 진행됐다. 오후 6시30분. 투표시간이 끝나자 선거관리위원회는 8층 회의실로 투표함을 들고 들어갔다. 선거관리위원과 양 후보진영의 참관인 2명만 들어간 가운데 회의실 문은 굳게 닫혔다.

이때 이미 투표율은 90%를 넘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아무리 참여도가 높아도 97%까지 이를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당선자가 유권자 재적의 과반수 이상을 얻지 못할 경우, 2차 투표를 실시하게 돼 있기 때문에 투표율도 관심사가 됐다.

저녁 7시 5분께가 되자 기호 2번 정태기 후보의 승리소식이 개표실 밖으로 알려졌다. 잠시 뒤 선관위가 개표 결과를 공개했다. 투표율 97.7%에 기호2번 정태기 후보가 233표를 얻어 당선됐다는 것.

한겨레 사장 선거 유권자는 모두 440명. 한겨레 주식을 소유한 정규직에게 권리가 주어진다. 그러나 업무상 불가피하게 투표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재적 포함 여부가 변수로 등장했다. 결국 투표에 참여하면 재적에 넣고, 참여하지 않을 경우 빼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재적인원은 429명이 됐다.

이날 외근기자는 물론 지방주재까지 대부분 투표에 참여했다. 내근기자들을 비롯한 업무국 사원들은 오전에 일찌감치 투표를 끝냈다. 유권자 가운데 해외특파원, 해외연수, 출장 등으로 참여하지 못한 10명을 뺀 전원이 투표를 하게 된 것. 이를 두고 한 기자는 "북한노동당 투표율 수준"이라며 웃었다.

개표 직후 편집국에서 이뤄진 당선자 발표 현장도 차분하기는 마찬가지. 승자의 환호도 패자의 한숨도 없었다. 편집국에 모인 200여명의 유권자들은 당선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낙선자에게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한편, 사장선거 덕분에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게 된 지방주재 기자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 안부를 물으며 회식자리를 약속하기도 했다. 정태기 사장 내정자는 당선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지방주재 기자들 회식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 안홍기 기자


[3신 : 18일 저녁 8시 45분]

정태기 사장 내정자 "5월 창간호에 '혁신 한겨레' 선보일 터"
3월초 토론회 개최...편집국장 3월 중순 이전 선임


돌아온 창간주역이 위기에 빠진 '한겨레호'를 구해낼 것인가. 18일 97.7%의 유례없는 투표율을 기록하며 치러진 사장 선거에서 한겨레 사원들은 전문경영자 출신의 CEO를 선택했다.

정태기 사장 내정자는 언론인 출신으로서 대기업 CEO를 성공적으로 지낸 몇 안되는 인사에 속한다. 일명 '파워 디지털 017'로 널리 알려진 신세기통신을 부임 3년만에 011을 위협하는 2위 사업자로 자리를 굳혔던 사례가 대표적 활동으로 꼽힌다.

정 사장 내정자는 이날 개표 직후 200여명의 사원들이 모인 가운데 당선 소감을 밝히고 "한겨레를 한국 최고의 신문, 신문사로 만들겠다"는 '큰 욕심'을 밝혔다. 또 한겨레의 변화된 모습을 5월 창간일까지 가시화 할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한겨레의 편집방향을 다시 세우는 토론회를 3월에 열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 내정자는 "3월말 주주총회 임명동의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편집국을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준비해 유효한 토론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부터 직선제에서 임명동의제로 전환되는 편집국장 선임과 관련, 정 사장 내정자는 "새 편집국장은 신문의 새로운 모습을 2개월 안에 완수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주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어 편집국장 역할에 대해 "회사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41.0%의 적지 않은 득표율을 얻고도 석패한 현직 노조위원장 출신의 양상우 후보는 "좋은 정책을 만들지 못한 것 같다"는 말로 이날 선거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양 후보는 유례없이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에 대해 "모두 한마음으로 벼랑에 선 한겨레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했다.

양 후보는 "이제 선거기간 나온 장미빛 공약이 현실로 이어지게 해야 될 시점이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정태기 사장 내정자의 당선 소감과 양상우 후보의 인사말이다.

정태기 "다시 한번 한겨레에 몸 받쳐 일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페어플레이를 한 양 후보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한겨레 내부경영이 심각한 상태이고 밀어닥치는 미디어환경 변화 등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변화를 위해 몸부리치는 의욕과 변화된 모습을 5월 창간기념일까지 가시화해야 한다.

3월말 주주총회에서 임명 동의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고, 사내에서 준비되는 대로 지향점을 마련하고 진보언론으로서 2005년 이 시점에서의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 토론회를 3월초 쯤 열겠다. 편집국을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준비해서 유효한 토론이 되도록 하겠다. 창간 이후 처음으로 한겨레의 사시(편집방향 또는 지향)를 다시 논의하는 중차대한 토론이 될 것이다.

새로 임명되는 편집국장은 신문의 새로운 모습을 2개월 안에 완수해야 한다. 그리고 혁신된 한겨레를 공표하고 대 창간기획을 해야 한다. 사장이 임명하는 첫 번째 편집국장인데 사장과 편집국장의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편집국장은 회사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큰 욕심이 있다. 한국 최고의 신문, 세계 최고의 신문, 한겨레만이 될 수 있는 신문으로 만들겠다. 한국 최고의 신문사로 만들겠다."

양상우 "유례없는 투표율은 선배와 후배가 모두 한마음으로 벼랑에 선 한겨레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생각한다. 유권자의 선택은 냉정하고 합리적이었다. 이제는 선거기간 동안 나온 장미빛 공약이 현실로 이어지게 해야 될 시점이다.

모두 다 공약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다 같이 한길로 나갔으면 하고, (저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선배들을 섬기고 동료를 아끼면서 열심히 하겠다. 좋은 정책을 만들지 못한 것 같다."


정태기 당선자 약력

1940년생
1961 경기고 졸업
1966 서울법대 행정학과 졸업
1966~75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
1975 조선자유언론투쟁위원회 초대위원장(~85)
1976~78 동양화학공업(주) 기획실장
1978~83 도서출판 두레 대표
1983~87 화담기술 대표
1987. 10~88 새신문 창간 사무국장
1988~92 한겨레신문 상무이사
1992~94.3 POSDATA 상임고문
1994.4~94. 8 POSDATA 부사장
1995.3~95.10 POSRI 선임연구위원
1995.11~2000.5 (주)신세기통신 대표이사 및 사장
2000.9 ~2001.9 글로벌트레이딩웹코리아 C.E.O
2002~ 현재 오대산에서 야생화 재배
[2신 대체 : 저녁 7시 20분]

한겨레 사장 정태기 후보 당선


한겨레 새 사장으로 정태기(기호 2번) 후보가 당선됐다. 한겨레 대표이사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저녁 7시경 이같이 밝혔다.

정 사장 내정자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진행된 우리사주조합원 투표에서 재적 429명 중 419명이 참여, 97.7%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233표(찬성율 54.3%)를 얻어 당선됐다.

양상우 후보는 176표(찬성율 41.0%)를 얻었다. 무효는 10표가 나왔다.

정 사장 내정자는 오는 3월 26일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쳐 3년 임기의 제14대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1신 : 18일 오후 1시5분]

한겨레 신임 사장 오늘 선출... 40대-60대 후보 경합


국민주 신문 <한겨레>가 18일 오후 사원들의 선거를 통해 신임 사장을 선출한다. 한겨레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사원들의 직접 선거로 사장을 뽑는 언론사이다.

이번 선거에는 조선일보 해직기자 출신의 정태기(64) 전 한겨레 이사와 양상우(42·비상경영위원회 공동위원장) 노동조합-우리사주조합 겸임위원장이 출마했다.

a 정태기 후보(왼쪽)와 양상우 후보.

정태기 후보(왼쪽)와 양상우 후보. ⓒ 한겨레 제공

현직 위원장 40대-전직 상무 60대 후보 출마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투표는 오후 6시30분까지 계속된다. 선거권은 한겨레 주식을 가진 정규직 사원 440명이 갖는다. 신임 사장은 이날 재적인원의 과반수 이상을 획득한 후보가 오는 3월 26일 주주총회를 거쳐야 선임된다. 1차 투표에서 재적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투표를 실시해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하게 된다.

이번 사장 선거는 한겨레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띤다. 지난해말 강도 높은 감축 등 구조개혁을 단행, 회사 장래를 좌우하는 기로에 서 있는 데다 올해부터 사장이 편집국장 임명권도 갖게 되기 때문. 한겨레는 올해부터 편집국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에서 임명동의제로 전환한다.

현직 노조위원장이 선거에 출마한 것도 화제를 낳고 있다. 양상우 후보는 지난 90년 12월 공채 4기로 입사, 사회부·정치부·경제부 기자 등으로 뛰다가 지난해 4월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같은 해 8월에는 우리사주조합 위원장으로 선출됐고 이후 9월 두 노조의 통합으로 겸임위원장에 올랐고, 9월부터 비상경영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맡고 있다.

양 후보가 당선되면 현직 노조위원장으로서, 평기자 출신으로서 최초의 사장이 된다. 더불어 사주 출신의 대표를 제외하고 중앙 종합일간지 중 최연소 사장의 기록도 세우게 된다.

양상우 후보 "개혁"-정태기 후보 "통합"

따라서 이번 선거는 40대와 60대 후보의 세대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정태기 후보와 양상우 후보의 나이 차이는 22년에 달한다.

정 후보는 지난 65년 조선일보에 입사, 75년 자유언론실천선언 당시 강제 해직된 조선투위(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출신. 이후 동양화학공업 기획실장, 도서출판 두레 대표, 화담기술 대표 등을 거쳐 88년 한겨레 창간 때 상무로 언론계로 돌아왔다.

92년 한겨레를 퇴사한 정 후보는 포스데이타 상임고문과 포스코경영연구소 부사장, 신세기통신 대표, 글로벌트레이딩웹코리아 사장, 교보정보통신 사장 등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했다. 한겨레를 떠난 뒤에도 95년부터 2000년까지 한겨레신문 비상임이사로 활동해왔다.

두 후보의 차별화된 공약도 관심의 대상. 정 후보는 내부통합과 자립경영을, 양 후보는 한겨레 개혁과 흑자전환을 각각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정 후보는 한겨레의 정체성 모색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 종합그룹으로의 도약을 표방하는 반면 양 후보는 현장중심 경영의 멀티미디어 그룹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온라인 영향력 1위 달성을 제시했다.

두 후보는 지난 15일 오후 200여명의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편집국에서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는 공약을 중심으로 향후 한겨레 청사진을 제시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어느 후보가 될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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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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