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는 발걸음도 가볍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당신 무슨 기분 좋은 일, 있었어요?” 마누라는 옷을 받으며 내 눈치를 살핍니다. “그래요, 오늘 드디어 매화꽃을 찍었단 말이오. 하, 하.” 나는 기분 좋게 웃습니다. 큰사진보기 ▲반가운 매화야한성수 어제는 대동강 물도 풀리고 새싹이 돋는다는 우수였으므로, 오늘(토요일) 퇴근길에 나는 꽃망울을 잔뜩 부풀린 목련 나무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그러나 목련꽃 봉오리는 아직 힘만 주고 있을 뿐 여전히 함초롬히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테니스장 옆을 돌아 나옵니다. 그런데 가만! 하이얀 꽃송이와 꽃망울들이 보입니다. 그렇게도 찾던 매화꽃이 바로 코앞에 있었습니다. 큰사진보기 ▲테니스장옆 매화한성수 반가움과 설렘에 서둘러 셔터를 누릅니다. 이제 옆 건물을 도는데, 이쪽 화단에도 매화나무 두 그루에 꽃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그 옆에는 홍매화의 꽃봉오리들이 싱그러운 봄바람에 살랑거리고 있습니다. 나는 겨울에 핀 꽃을 찾아서 산으로, 들로 쏘다니면서 그렇게 꽃을 보고자 소망했는데도 없더니만, 우수를 넘긴 따뜻한 태양은 이렇게 눈부신 선물을 가져다줍니다. 인간이란 자연에 비하면 얼마나 초라한지요. 큰사진보기 ▲꽃망울을 가득 단 홍매화한성수 병풍처럼 둘러친 진해 장복산을 바라보니 머리에는 희끗한 눈을 아직도 두건처럼 머리에 덮어쓰고 있습니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흰 눈을 배경으로 그보다 더욱 단아하고 해맑은 모습에 옛 선비들은 매화를 사군자의 으뜸으로 생각했나 봅니다. 나는 차를 타고 집으로 옵니다. 그런데 토요일이라 길이 막혀 창원명지여고 뒤편 산 쪽으로 난 길을 돌아오는데, 여기에도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모습한성수 마누라는 매화꽃도 좋아하지만 그 열매인 매실은 더 좋아합니다. 매년 마누라는 매실을 사서는 설탕과 매실을 반반씩 넣어 매실청을 만들어 두는데, 소화가 되지 않거나 체했을 때는 효과가 그만이라며 약보다는 항상 그 샛노란 액체를 한 숟가락 가득 떠서 내밉니다. 그리고 건져낸 과육은 고아서 받쳐내어 다시 고추장을 담글 때 함께 넣습니다. 마지막으로 잘 말려서 뽀얗고 매끈한 씨는 베개피 속에 넣어 베개를 만드는데, 마누라는 머리를 맑게 해 준다고 선전을 하는 통에, 아이들끼리 매실베개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기도 합니다. 큰사진보기 ▲단아한 매화꽃 송이한성수 마지막으로 평양기생 '매화'가 지은, '매화' 시조 한가락을 읊고 마치겠습니다. 매화 옛등걸에 봄졀이 도라오니 옛 퓌던 가지에 피엄즉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 퓔동말동 하여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한성수 (1521soo) 내방 구독하기 우리 주변에 있는 소시민의 세상사는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싶어서 가입을 원합니다. 또 가족간의 아프고 시리고 따뜻한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글공부를 정식으로 하지 않아 가능할 지 모르겠으나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모이] ♡벚꽃도시, 진해군항제 전야♡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AD AD AD 인기기사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5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매화꽃을 찍었단 말이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사다리 타고 올라간 동료의 죽음, 그녀는 도망치듯 시골로 갔다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주장] 변호사가 본 이재명 1심 판결과 민주당이 해야할 일 윤석열·심우정·이원석의 세금도둑질, 그냥 둘 건가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