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맛은 좋은 친구가 있어야 더 좋은 것이다정헌종
“몇 년 전에는 시외버스 터미널 부근에서 장사를 했는데 우리 집을 자주 들리는 공대 교수님이 계셨어요. 한 번은 제자들과 술을 하시다가 이 집에 멋진 상호를 지어주자 하시며 학생들에게 제안하는 거에요. 그 중 한 학생이 실내포장 한방청주라는 썬팅 문구를 보았나 봐요. 비가 많이 왔던 때라 ‘실’ 자하고 ‘장’ 자가 떨어져 나갔는데 그 학생이 '내포한방청주 어때요' 하는 겁니다.
그래 한바탕 웃음 바다가 되었는데 듣고 보니 이름도 그럴 싸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포한방청주가 됐는데 학생들이 학교에서 멀어 자주 못 온다며 가까이에 오라면서 그러기래 이렇게 효자 시장으로 왔고 이름도 ‘내포한방청주'가 되었죠.”
사실 청주에는 별 안주가 필요하지 않다. 걸죽하게 마시던 막걸리가 곧 요기가 되고 흥이 되었던 것처럼 한방청주 또한 별 안주 없이도 요기와 흥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음식에는 궁합도 중요하다. 안주를 골라보라면 두부김치와 도루묵 찌개가 잘 어울릴 것이다.
출출한 퇴근 무렵에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으나 술 한잔이 생각나면 평소 지척으로 두고 싶은 동료들과 한방청주 맛을 보러 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노동에 지친 갈증을 외국 술인 생맥주나 병맥주로 채우기보단 어름 동동 떠 있는 한방재료로 만든 순 우리 술 동빙청주로 말끔히 씻어 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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