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안에 도서관이 생겼어요

전남 순천 ‘동신 별빛 작은 도서관’ 개관

등록 2005.02.20 20:54수정 2005.02.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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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동신 1차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에 별빛도서관이 있다

동신 1차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에 별빛도서관이 있다 ⓒ 김도수


“입주민 여러분! 오늘은 ‘동신 별빛 도서관’ 개관식이 있는 날입니다. 행사관계로 그러니 102동 뒤편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은 다른 주차장으로 옮겨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거듭 알려드립니다. 오늘은 ….”

아침부터 몇 번씩 도서관 개관식 관련 안내방송이 거실 방에 울려 퍼진다.


2005년 2월 19일. 순천시 조례동 1610번지. 동신1차 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에 ‘동신 별빛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a 동신 별빛 작은 도서관 개관식 행사

동신 별빛 작은 도서관 개관식 행사 ⓒ 김도수

24평 규모에 3210권의 책이 보유되어 있는 말 그대로 작은 도서관이다. 그 동안 우리 아파트 주민들은 ‘책과 함께 꿈을 이루며 사는 동신 아파트 사람들이 되자’고 뜻을 함께 모아 어렵게 추진한 끝에 이 날 개관식을 갖게 된 것이다.

동신 별빛 작은 도서관은 총 공사비 3천5백만원 중에서 순천시가 3천1백만원을 보조하고 아파트 주민들인 3백50만원을 부담해 문을 열게 되었다.

그 동안 순천시에서 ‘작은 도서관’ 짓기 운동이 펼쳐져 이웃 아파트와 시골마을에 몇 개의 작은 도서관이 시 지원으로 개관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우리 아파트 주민들도 관리사무소 2층 대표자회의실을 도서관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있어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문고설립준비위원회(대표: 김영태)를 구성하고 입주민들로부터 집에 있는 도서를 기증 받는 한편 순천시로부터 지원 받아 이 날 문을 연 것이다.

a 김영태 입주자 대표가 박광호 시의회내무위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김영태 입주자 대표가 박광호 시의회내무위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 김도수

개관하기까지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분들과 부녀회, 시의회내무위원장 그 외 여러 관계자님들의 노고가 있었음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개관식에 참석하여 “시민 모두가 책과 함께 하여 평생학습 도시로 만들어 지역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나아가 동북아시아 거점 도시의 축을 순천시민이 이끌어 나가자”고 말하고 “이 곳 별빛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시장, 도지사,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축하를 해주었다.

a 축사를 하고 있는 조충훈 순천시장

축사를 하고 있는 조충훈 순천시장 ⓒ 김도수

그 동안 토요일이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시립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보았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빌려보게 되어 너무 좋다.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살았던 나는 어린 시절에 책이라고는 교과서 외에는 구경을 못하고 살았는데 내 자식들 세대에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들을 마음껏 골라 읽을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다.

도서관 안에는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어린 시절 우리 마을도서관이었다”는 빌게이츠의 말이 붙여있다.

빌게이츠는 “하버드대 졸업보다는 독서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독서의 중요성을 무척 강조한바 있다.

a 아파트 단지 안에 도서관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

아파트 단지 안에 도서관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 ⓒ 김도수

우리나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고 빌게이츠 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나와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도서관’이었다” 고 술회 한 날이 있어주길 기대해 본다.

동신 별빛 작은 도서관은 오후 2시에 문을 열어 저녁 10시에 닫고 관리는 아파트 자원 봉사단에 의해 운영된다.

a 동신 별빛 도서관 입구

동신 별빛 도서관 입구 ⓒ 김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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