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0일. <아유해피> 출판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뉴스게릴라들과 오연호 대표.오마이뉴스
작년 여름, <오마이뉴스>에서 <아 유 해피?>에 글을 실은 시민기자들과 책 출판을 축하하는 조촐한 자리가 있다고 연락이 왔을 때 무척 망설였습니다. 그 이유를 살피다 그것이 '언론사'에서의 초대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더럭 부담이 됐던 것입니다. 어쨌건 그곳의 사람들은 조금은 '특별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오마이뉴스>는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습니다. 누가 시민기자이고 상근기자인지 물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고 함께 어울려 밝게 웃는 모습은 기자보다는 동네 담배 가게에서 마주치는 이웃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를 유유히 오가며 웃음을 터뜨리는 낯익은 얼굴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연호 대표의 모습이었습니다. 편안해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술 한잔을 권할 용기까지는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라는 책에 사인을 받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불충(?)스럽게도 대표에게 어떠한 '특별 영접'도 베풀지 않고 편안한 시간을 갖던 여러 직원들,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섞여 앉아 이가 쏟아지게 웃던 모습들, 부딪히던 건배와 진지하고 때론 유쾌한 대화들… 그 밤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따스한 장면들이 나름대로 '선수'인 척 행동했던, 하지만 속으론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던, 마음의 빗장을 풀어 버린 듯싶었습니다.
개인적 앙금(?)에서 시작한 시민기자 활동
생각해 보면 <오마이뉴스>에 다가서게 된 동기는 이렇게 작은 개인적 앙금(?)에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렇듯 작은 인연들과 사연들이 모여 만들어 낸 것이 지금의 <오마이뉴스>가 아닐까 합니다.
모든 시민이 기자가 되어 내 마음의 신문고를 울릴 수 있는 곳. 그것이야말로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오마이뉴스>의 매력인 듯합니다. 또 동시에 수많은 시민들을 기자로 '빠져 들게' 만드는 <오마이뉴스> 만의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2005년, 예전 한 언론사의 기념식장에서 배부른 욕을 먹던 대학생은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창간 초창기, 가는 곳마다 찬밥 대접을 받던 <오마이뉴스>도 이 땅의 바른 언론으로 굳건히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양쪽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옳지 못한 것을 바라보던 '맑은 눈'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로잡아 나갈 줄 아는 진정한 용기일 듯 싶습니다. 저 자신은 어떤지 모르지만 <오마이뉴스>만큼은 그런 영혼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2월 22일, <오마이뉴스> 창간 다섯돌의 행사. 맛난 음식과 '좋아하는' 술이 있겠지만, 맑은 정신으로 <오마이뉴스> 역사의 한장면을 오롯이 기억하고, 마음 속으로 '취재'하려 합니다. <오마이뉴스>가 "오! 나의 뉴스"라고 생각하는 모든 시민과 기자가 내뿜을 열기가 이미 느껴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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