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홍어정상혁
보기엔 홍어의 껍질 색깔이 더해져 무척이나 지저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모양 좋게 썰어만 놓으면 그런 생각을 싹 잊을 만큼 맛있는 게 또 홍어!
좁은 방안에서 두 분이서 누가 들어온 줄도 모르게 홍어 썰기 삼매에 빠져 계십니다.
"고무신집 아들인데요, 어머니가 홍어 맡겨놓으셨다고 해서 찾으러 왔어요."
"그래? 니가 상혁이냐? 아따, 많이 커브렀네. 인자 길에서 보믄 몰라보겄다."
"장가는 갔냐?"
"…."
늘 이야기의 끝은 결혼 이야기입니다. 결혼 이야기만 나오면 저는 머리를 긁적여야 하지요.
홍어를 열심히 담고 계신 분은 어머니와 동갑인 친구 분이시랍니다.
고향에 내려오면 더욱 더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요. 한 다리만 건너면 모두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느그꺼 안썰었는디. 거그서 쪼금만 기다려라잉. 금방 썰랑게"
홍어를 썰고 계신 아주머니의 손놀림이 더욱 더 빨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