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지난 17일 미군장갑차에 치어 죽은 여중생 추모 촛불집회를 주도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중생 범대위 김종일 집행위원장(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것이 22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각계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통일연대 이천재 고문은 "여중생 사건을 추모하며 열린 촛불시위는 미군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된 자연스런 민심의 표현이었다"며 "사회 성원들이 동의하지 못할 이번 판결은 법원의 법 해석이 얼마나 기계적이고 보수적인지 드러내 준다"고 비판했다.
이천재 고문은 "자주권을 지킨 촛불시위는 건강한 한미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 행동"이었다며 "당시 촛불시위에서 과격한 폭력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법률적 책임을 묻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노동당 김배곤 부대변인도 "대법원의 판결은 국민의 상식과 감정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단히 충격적인 판결"이라며 "자주권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을 추모하며, 범죄를 저지른 미국당국에 항의하는 것이 어찌 범죄행위가 될 수 있는지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배곤 부대변인은 또 "대법원의 판결이 소파 개정과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며 "유죄판결이 내려졌지만 촛불행진은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의로운 항쟁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죄판결을 받은 당사자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김종일 사무처장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개인에 대해서뿐 아니라 미군의 만행에 분노해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국민들 전체를 불법시한 판결"이라며 "온 국민의 분노에 대한 이해없이 미국에 대해 굴욕적인 행태만 보이는 한국 정부를 의식한 정치적 판결이기에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또 "여중생 사건에 대한 수사자료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고법이 수사자료에 대해 공개하라고 판결했다"며 "수사자료가 공개돼 사법부의 판단이 제대로 된 건지 판가름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나오면 재심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해 여중생 사건에 대한 재판은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한편 대법원 1부(재판관 대법관 이규홍)는 지난 17일 오후 2시 여중생 범대위 김종일 집행위원장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참말로](www.chammalo.com)에도 보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