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울릉도의 봄 오는 소리

봄 꽃 피는 제주, 봄 향 나는 울릉도

등록 2005.02.27 01:06수정 2005.03.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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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이미 겨울과 봄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동장군의 기세는 고산 지역을 중심으로 봄을 완강히 거부하며 방어하고 있었지만 산 아래 구석 구석에서는 여지 없이 봄의 기운이 겨울을 밀어내며 움트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제주. 1월의 봄
제주. 1월의 봄정헌종

제주. 1월의 봄
제주. 1월의 봄정헌종
본토가 한참 겨울의 중반을 넘어 봄을 향해 고개를 돌렸을 일월의 끝자리 즈음 남쪽나라 제주에서 시작된 봄은 그렇게 조용한 혁명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마을 언저리 돌담 밑에서는 수선화가 너무 태연하게 꽃 봉우리를 간지럽게 흔들어대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된 것 같은 제주의 봄은, 수줍은 처녀 비바리를 꼭 닮아 뭇 사내의 가슴을 흥분시킵니다. 알 수 없는 자연의 조화라고 하면 맞는 말일까요?

바닷바람에 가까이 있는 노란 유채꽃은 졸음처럼 따뜻한 환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마치 부모를 잃어버린 불쌍한 아이처럼 계절을 잃어버린 슬픔에 빠져 있는 것도 같습니다.

제주. 1월의 봄
제주. 1월의 봄정헌종

제주. 1월의 봄
제주. 1월의 봄정헌종

제주. 1월의 봄
제주. 1월의 봄정헌종
제주의 봄 기운은 육지에 오르지 못하고 동해를 비껴 돌아 울릉도에 먼저 내리고 말았습니다. 울릉도에는 눈이 녹고 있었고 맑은 물을 바다로 흘려 보내고 있었으며 부지런한 자연은 봄처녀를 맞이 할 준비를 바삐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울릉도에서는 눈 속에서도 자란다는 울릉도만의 약초 나물들이 추위에 감추어진 식욕을 바짝 돋구고 있었습니다. 한 움큼 아무렇게나 뜯어 흐르는 물에 적당히 씻어 내리고 입 속 가득 자근자근 씹어 봄의 냄새와 맛을 느끼고 싶어졌습니다.

울릉도. 2월의 봄
울릉도. 2월의 봄정헌종

울릉도. 2월의 봄
울릉도. 2월의 봄정헌종
울릉도의 봄을 알려주는 전령은 약초와 나물들입니다. 전호와 부지갱이라는 나물들이 이른 아침부터 씻겨져 가게 앞에 놓인 모습은 그 모습만으로도 봄의 싱그러움을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었습니다.


울릉도. 2월의 봄
울릉도. 2월의 봄정헌종

울릉도. 2월의 봄
울릉도. 2월의 봄정헌종

울릉도. 2월의 봄
울릉도. 2월의 봄정헌종
머지않아 육지에도 봄이 올 것입니다. 봄을 노래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 봄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고 노래한 한 시인을 떠올리며 한 겨울의 추위보다 더 시리고 한 겨울의 차디 찬 낭만보다 더 차가운 우리네 인생 들녁에도 과연 봄은 오겠습니까?

덧붙이는 글 | 1월의 제주도 봄오는 소리와 2월 울릉도의 봄오는 소리를 여행중에 카메라에 담아 놓았었던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1월의 제주도 봄오는 소리와 2월 울릉도의 봄오는 소리를 여행중에 카메라에 담아 놓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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