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박사학위 받은 '벽안의 미인'

러시아 출신 타티아나, 공주대서 녹조류 연구로 이학박사 취득

등록 2005.02.28 18:27수정 2005.03.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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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공주대학교 졸업식장에서 학위를 받는 타티아나 박사
2월 25일 공주대학교 졸업식장에서 학위를 받는 타티아나 박사윤형권
녹조류의 세포막이 파괴된 후 세포잔여물이 다른 세포로 재형성되는 과정을 국내 한 대학에서 세계 최초로 밝혀내 국내외 생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연구의 주인공은 지난 25일 공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벽안의 미인인 크러치커바 타티아나(26).

러시아 캄차카 반도가 고향인 타티아나 박사는 1999년 공주대학교 생물학과 김광훈(45) 교수의 연구실에서 녹조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여 5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타티아나 박사는 러시아의 캄차카 국립대학에서도 녹조류에 대한 연구를 했으며, 본격적으로 녹조류 연구를 하며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공주대학교 대학원 과정에 입학하면서부터다.

타티아나 박사는 '다핵녹조식물 세포분획물의 세포 재형성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그녀의 연구가 주목을 끄는 것은 "다핵세포의 녹조식물들에서 세포막이 파괴되어 외부로 방출된 세포질이 세포재형성 능력을 갖는 기작을 밝혔"기 때문.

2001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이언스>지에 실린 타티아나 박사의 녹조류에 대한 연구
2001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이언스>지에 실린 타티아나 박사의 녹조류에 대한 연구
타티아나 박사는 "연구 결과는 향후 세포막의 기원과 형성과정,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며 연구 의의를 말했다.

김광훈 교수는 타티아나 박사의 연구에 대해 "세포의 기원에 대한 지금까지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인지질막이 세포막의 기원이란 것이었으나 타티아나 박사는 다당류의 복합체가 세포막의 기원에 관여했다는 새로운 학설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타티아나 박사의 연구는) 인조세포의 가능성에 대한 학문적 기초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타티아나 박사의 녹조류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지인 <사이언스>(2001. 6. 8. 292)에 실리면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타티아나 박사의 녹조류에 대한 연구는 또 국내의 문화재복원 및 관리에 대한 기초 자료로 제공되기도 했다. 공주 무령왕릉과 경주 석가탑, 다보탑, 감은사지석탑 등의 관리에 기초 자료로 쓰여 문화재보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대학교 실험실에서
공주대학교 실험실에서윤형권
타티아나 박사는 또 익산미륵사지석탑 내부에 살고 있는 녹조류가 5년간 햇빛과 수분의 공급 없이도 살아가는 현상을 연구해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타티아나 박사의 녹조류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세계 유수의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영입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의 쓰쿠바 대학과 호주의 멜버른 대학이 적극적인 영입의사를 밝혀 왔다. 그러나 타티아나 박사는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도 교수님이 한국에 계신 만큼 한국에서 더 많은 연구를 해 은혜를 갚고 싶다"며 한국에 대한 의리를 강조했다.

타티아나 박사는 현재 공주대학교 생명공학연구소에서 2년간의 박사 후 과정을 시작했다.

돌솥비빔밥을 좋아한다는 타티아나 박사는 "지난 5년간 연구에만 몰두하다보니 남자 친구 사귈 시간도 없었다"며 "이제부터라도 좋은 사람 만나면 국적 따지지 않고 사귈 생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캄차카에는 대학병원 의사인 아버지와 생물학연구소 소장인 어머니 그리고 언니, 여동생이 살고 있다. 비행기로 5시간이나 걸리는 먼 나라 러시아 캄차카에서 온 타티아나 박사는 한국에서 교수가 되어 후진양성을 하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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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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