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유족과 군 의문사 유족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28일 오전부터 올바른 과거청산법 즉각 제정을 요구하며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거리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3월 2일까지 농성을 계속할 방침이다.이민우
2월 임시국회에서 과거청산법 즉각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앞 농성을 벌이던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아래 범국민위, 상임공동대표 권오헌 등) 소속 군의문사 유족과 국가폭력 피해자, 민간인학살 유족 20여명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거리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유족들은 오전 9시께부터 열리우리당 정세균 원내 대표를 만나야겠다며 면담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9시 28분께는 아예 당사 앞 거리에 신문과 종이상자를 깔고 앉았다.
범국민위 김성길 활동가(조직담당)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물론 김원기 국회의장도 2월엔 과거사법을 처리하기로 해놓고 이제 와서 모두가 야합해 제정을 미루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밀실 야합했고, 국회의장은 지금 도망가 버린 상황”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 활동가는 “지난 토요일(26일)에 정세균 원내대표와 면담을 요청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며 “면담이 성사돼 법 제정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9시 47분께 경찰 관계자가 다가와 “지금 신고 안 된 집회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경고하자, 피해자와 유족들은 “뭐가 원칙이냐”, “입법기관이라면서 서민 위한 법 제정도 안 하잖아”, “권력가진 놈들의 불법행위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못하면서 무슨 원칙을 찾아”라며 강력히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