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9단과 정치9단의 차이?

[주장]한나라당은 원래 그런 당, 열린우리당은 어쩔 수 없는 당이 될텐가

등록 2005.03.01 22:20수정 2005.03.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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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창호 9단이 5연승을 거둬 바둑사에 큰 업적을 이뤘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바둑의 가장 큰 룰은 물리지 않는 것이다. 물리면 바둑이 성립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도 바둑과 마찬가지로 구성원들이 규칙과 규범을 잘 지키지 않으면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

그런데 우리 나라 정치9단들은 어떤가. 두말할 것도 없다. 물리는 것은 기본이고, 아주 판을 깨버리기까지 한다. 정치9단들은 지난 연말 결코 물러선 안 될 몇 가지 약속(2월 개혁입법)을 했었지만 상생정치 한답시고 물러버렸다.

지난 2월 28일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 보좌관, 정세균 원내대표 비서관과 전화통화를 했다. "개혁입법을 4월로 연기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 아니냐"고 따졌더니, "3월 2일 처리할 수도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 "만약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지지를 철회할 것이다"라고 했더니 임 의장 보좌관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대꾸했다. 그래 한나라당은 원래 그런 당이고, 열린우리당은 어쩔 수 없는 당이 되겠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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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민

우린 떳떳하게 삼일절을 맞을 자격도 없다. 지금 친일파 자식들이 국가를 상대로 승소하여 땅을 찾아가고 있고, 독립군 후손들이 외면당한 채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로 우기고 있고, 50년 통한의 세월을 버텨온 학살 유족과 의문사 유족들이 길거리에서 풍찬노숙을 하고 있다.

우린 어찌 60년이 넘도록 과거청산 한 번 제대로 못하고 그 해결의 실마리도 잡지 못한 채 부끄럽게 또 삼일절을 맞이했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당장에는 친일과 유신독재의 정통성을 고스란히 계승한, 원래 그런 당 한나라당의 반대와 과거청산과 개혁 제대로 하라고 국민들이 과반의석을 만들어 줬는데도 아무것도 못하는 열린우리당의 무능 때문이다.

상생은 아무하고나 하나? 신촌 쪽으로 가는 사람이 상생한답시고 동대문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택시에 합승시키면 어쩌자는 건가. 스스로 합의한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기본 상식과 규칙이 실종된 정치권이 만든 사회적 규칙을 누구한테 지키라고 할 것인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www.ngotimes.net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www.ngotimes.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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