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비율(黃金比率) 은 있다

숨쉬는 수학이야기 5

등록 2005.03.02 21:42수정 2005.03.0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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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구조물을 제작할 때 세로가 1 이고 가로가 ø 인 이름답고 편안하며 조화로운 가로와 세로의 비율을 알고 있었다. 아래의 그림에서처럼 사각형의 세로 변을 1 만큼 잘라내면 남아있는 사각형은 원래의 사각형과 똑같은 성질을 가진다. 즉 가로가 ø-1 이고 세로가 1 이 되는데 이때 가로와 세로의 비는 원래 사각형의 그 것과 같다.

a 황금비율사각형

황금비율사각형 ⓒ 이근무

황금비율사각형


이를 식으로 표시하면
ø-1/1 =1/ ø( 여기서 / 은 나누기를 뜻한다, ø-1 나누기 1 은 1 나누기 ø 와 같다)

위의 식을 전개 하면 ø^2-ø-1 =0 (^ 기호는 자승을 의미)

이 되고 이 방정식의 해를 근의 공식을 이용하여 풀면

a 황금비율의값

황금비율의값 ⓒ 이근무

황금비율값 ø는 1.618034… 와 0.6184…를 얻게 된다. 이는 1+0.6184= 1.618034 ≒1/0.618034 라는 관계가 성립한다. 위의 식에서 ø 값 1.618034 혹은 0.619034를 황금비율(황금률, 황금분할, 황금비례, golden ratio) 이라 한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유물 중 황금비율을 적용한 가장 오래된 예는 기원전 4700여 년 전에 건설된 피라미드에서 찾을 수 있다.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정사각뿔의 형태로 밑변의 한 변의 길이는 230.4m이고 높이는 146.6m이다. 변 AC를 1로 했을 때 다른 길이들의 값을 계산해 보면 여기서도 황금비인 0.618034 가 나타나고 있다. (물론 높이를 1로 하면 1.618034의 비율)


a 대피라미드와 그 구조

대피라미드와 그 구조 ⓒ 이근무

대피라미드와 그 구조

이로 미루어 보아 인류가 황금비율을 안 것은 최소한 이 시기 이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황금비율은 그리스의 조각, 회화, 건축 등에 적용된다. 고대 그리스의 건조물이나 미술, 공예품에는 황금비나 황금비 직사각형에 근사하는 비나 모양을 가진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예컨대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의 윤곽은 황금비 직사각형에 가깝다.


또,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만능인 이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vinci, 1452-1519)는 황금비의 직사각형을 활용하여 그림을 그렸다. 대표적인 그림인 최후의 만찬이나 수태고지 등에서도 황금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a 수태고지그림

수태고지그림

수태고지

위의그림에서도 사각형 ACFH, BDEG, ABGH, CDEF 는 황금비율을 이루고 있다.

황금비율은 우리의 인체 속에서도 반영되어 있다. 배꼽의 위치가 사람의 몸 전체를 황금분할하고, 어깨의 위치가 배꼽위의 상반신을, 무릎의 위치가 그 하반신을, 코의 위치가 어깨위의 부분을 각각 황금분할 할 때, 가장 조화롭고 아름답다고 한다. 또한 손가락 뼈 사이에서, 얼굴윤곽에서도 황금비는 발견된다.

황금비율은 자연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이것은 달걀의 가로, 세로의비에서 그리고 소라껍질이나 조개껍질의 각 줄 간의 비율에서도 발견된다. 그것은 식물들의 잎차례, 가지치기, 꽃잎 등에서 발견될 뿐 아니라 초식동물의 뿔, 바다의 파도, 물의 흐름 나아가 태풍, 은하수의 형태에서도 발견된다.

황금비율은 우리에게 안정감과 경쟁과 갈등속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기준으로 작용하여 전통적 삶과 문화양식의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개발독재에 길들여진 광기어린 자본의 탐욕스러운 이윤추구의 목표들이 이제 우리의 구조물들을 안정감과 균형과 조화의 가치를 뒤로 제치고 높은 용적률을 자랑하고 하늘을 제압하는 높은 구조물들을 자랑하고 있다. 필자가 재직하는 학교가 소재한 문화의 고도 경주에도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 세계가 자랑하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산을 가리고 있다. 이들은 개발과 경제성이라는 신화가 만들어낸 괴이하게 구겨진 인간의 탐욕과 자만의 구조물들인 것이다.

올 연초부터 천성산 환경평가 재조사와 새만금 사업에 법원의 건설중단 판결 등은 이러한 왜곡된 사회적 가치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건강한 항상성에 의한 복원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균형과 조화의 황금비율은 인간과 자연의 내밀하고 오래된 약속이다. 자본의 탐욕스러운 이윤추구의 광기를 깨는 황금률은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민의 신문에 연재중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민의 신문에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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