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수, 반대당론 거스르고 행정수도 찬성해 눈길

"균형발전은 과감한 시도가 핵심...당론이라도 소신투표"

등록 2005.03.03 11:36수정 2005.03.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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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수도 서울의 자원을 깨기 위해서는 과감한 시도가 핵심"이라며 행정수도 특별법안에 찬성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대부분 당론에 따른 투표를 하는 편이지만 조 의원은 "반대가 당론이긴 하지만 이번 사안이 당의 정체성과 연결될 부분은 아니다"라며 "내부 이견을 보여주는 것도 획일적인 이미지로 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초기부터 (당의 반대입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고 표결 전에 몇몇 의원에게 찬성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지방분권 문제는 어떤 논의를 거쳐도 합의에 의한 추진은 어려워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비상한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 의원은 "당론이 원론적으로 맞지만 대전 둔산에 행정수도를 확대하는 안이 정부안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정부여당의 행정수도안에 대해서도 "정부의 설득이 부족했고 정치적으로 문제를 시작해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 당론과 다르게 행정수도에 찬성한 이유는?
"당론 방향에 동의하기 힘들었고 초기부터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다. 현재 행정수도안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수도 서울이라는 괴물을 어떻게 깰 것인가. 어떤 방안을 찾아도 엄청난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고 국민적 여론을 모으기 힘들다. 어떤 논의를 거쳐도 합의에 의한 추진은 불가능하다. 수도 서울의 인적, 물적 재원이나 자원을 깨기 위해서는 과감한 시도가 핵심이다. 그 차원에서 현재 안이 문제 있더라도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방자치를 하면서 느낀 문제의 연장선상이었다."

- 민주노동당 의원은 당에 복속하는 것이 원칙 아닌가?
"일사불란한 것이 장점일 수도 있지만, 내부 이견을 보여주는 것도 획일적인 이미지로 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당론이긴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면 소신투표를 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이 정국의 핵심 사안이지만 정체성과 연결될 문제는 아니다. 그전에도 당론과 조금씩 다르게 표결하는 경우가 있어왔다. 이번 안에 대해 제 입장에 비슷한 의견 가진 사람을 많이 봤다.


어제(2일) 본회의 마치고 의원단에서는 '(일리는 있지만) 그래도 당론인데 참여해야 하지 않냐'며 '해명이 필요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잠깐 있었다. 그러나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표결 전에도 몇몇 의원에게 찬성하겠다고 말했다."

- 어제 표결에는 10명 민주노동당 의원 중 3명만 참여했다.
"늦게 들어간 것도 있고 들어가서 투표를 안 하신 분들도 있다. 법안에 기권했다기보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칠게 항의하는) 분위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경황이 없는 중이었고 이후에 자세히 얘기를 못했다."


- 정부여당과 당의 행정수도안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연기공주가 대안행정수도 도시로 맞는지 논의하는 과정에 문제가 많다. 정부여당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시작했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위헌 결정이라는 복잡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설득을 잘 하지 못했다.

신도시건설이 아니라 기존 시설 리모델링이라는 우리 당론은 원론적으로 맞다. 그러나 대전둔산에 행정도시를 확대하는 것이 연기공주에 행정도시를 만드는 정부안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석연치 않다."

- 당론을 발표했다가 다시 뒤엎는 등 행정수도 대안 결정 과정이 복잡했다. 지난 대의원대회에서는 당이 이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사안 성격 때문에 그렇다. 모든 집단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갈지자 행보를 거쳤는데, 그만큼 미묘하고 복잡해서 그렇지, 특별히 우리 당 절차의 문제는 아니다. 명쾌하게 끌고 가기 어려운 문제였지만 당의 의지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정책위 중심으로 각 지역 순회하면서 토론도 했고 중앙위원회나 대의원대회에서 토론을 거쳐서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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