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에 은이 들어 있다?

등록 2005.03.08 15:33

수정 2005.03.08 17:29

은(silver : Ag)은 자연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일상생활과 친숙한 귀금속 중 하나다. 산업화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은은 주로 화폐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화폐보다는 공업용이나 의료분야, 과학 분야로 쓰임이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은이 우리 생활과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은 은이 지닌 독특한 성질 때문이다. 은은 연성과 전성이 금 다음으로 커서 0.00025㎜ 이하의 얇은 판을 만들 수 있다.

또 열 전도도와 전기 전도도가 뛰어나다. 은의 열 전도도를 100으로 놓았을 때 금 53.2, 구리 73.6, 철 11.6이다. 또 은은 습하거나 건조한 상태의 산소와는 작용하지 않지만 습기가 있는 오존에 의해 표면이 산화된다. 은의 이와 같은 성질 때문에 의학과 과학 분야, 산업현장에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방면에서 쓰이고 있다.

은은 또 살균작용이 뛰어나다. 약 650여종의 세균과 바이러스는 6분정도만 은과 접촉해도 생존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이러한 은의 항균작용이 강한 것에 착안해 만든 제품이 은섬유, 은이온정수기, 은침, 은이온세탁기, 은수저와 은젓가락, 각종 은으로 만든 주방용품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은은 인간의 몸을 지켜주는 파수꾼 역할도 한다. 궁궐에서 임금의 수라상에 금수저가 아닌 은수저를 올리는 것도 은이 가지고 특성 때문이다. 음식에 독극물이나 몸에 해로운 것이 들어 있으면 은수저가 새까맣게 변한다. 이는 독극물과 은이 화학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사용하던 은수저가 까맣게 변색된다.

은이 이토록 인체에 유익하다보니 먹는 것에도 두루 쓰인다. 은단은 물론 은으로 코팅한 쌀이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소주에도 은이 사용되고 있다.

▲**소주 제조에도 은이 쓰인다. 은 여과공법으로 생산하는 '은소주'**윤형권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소주생산업체인 S사는 소주의 제조 과정에서 은의 항균, 살균효과를 이용한 은처리공법으로 특허를 받아 '은소주'를 생산하고 있다. 은처리공법을 개발한 이 업계의 책임연구원에 의하면 "은의 독특한 성질인 살균과 항균성을 이용한 은 여과공법이 소주의 맛을 부드럽고 맛있게 한다. 은의 효능이 애주가들의 입맛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장신구로는 금을 단연 최고로 쳤으나 요즘에는 장신구에도 '웰빙'바람이 불어와 은으로 된 장신구를 많이 찾고 있다.

대전 S백화점에서 은 장신구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M사의 제품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M사의 영업책임자는 "은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건강에 좋다고 하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은 목걸이나 은반지 등 은으로 된 장신구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한의학 서적인 <본초강목>에 의하면 '은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오장육부가 편안해지고 심신이 안정된다. 또 사기(邪氣)를 내쫓아 몸을 가볍게 해주고 인간의 명을 길게 해준다'고 기록돼 있다.

또 오래 전부터 한방에서는 은침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환자의 치료에 은을 이용하기도 했다. 은의 항균, 살균력을 이미 알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한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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