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선생님 밑에 훌륭한 제자가 있는거야"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만화 속 선생님들

등록 2005.03.08 23:45수정 2005.03.0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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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겉그림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겉그림에이지21
미즈타니, 오니즈카, 카와토.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교사라는 것이다. 그것도 열혈 교사이다.

요즘 서점가에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는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란 책이 있다. 이 책은 일본에서 ‘밤의 선생’ ‘가장 죽음 가까이에 서 있는 교사’로 불리는 미즈타니 오사무란 선생이 14년 동안 밤거리 아이들을 만나 선도해 오면서 느낀 체험을 쓴 것이다.


미즈타니 선생은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무조건 다그치지 않고 먼저 “괜찮아”라고 한다고 한다. 그런 그의 한 마디는 수많은 밤거리 아이들의 가슴을 울렸고, 무려 5천여 명의 아이들을 선도했다고 한다.

현실에 미즈타니가 있다면 만화에도 미즈타니 못지않은 열혈 선생들이 있다. <반항하지마!>의 ‘오니즈카’ <루키즈>의 ‘카와토’가 그들이다.

농구를 다룬 만화에 <슬램덩크>가 있다면 야구를 다룬 만화엔 <루키즈>가 있다. 이들 만화는 공통으로 스포츠를 배경으로 깔고 있지만, 그걸 통해서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다.

국내 만화작가 치고 ‘모리타 마사노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환상적인 액션신이 특히 유명한 <비바! 블루스>. 학원물을 한 번쯤 그려봤던 작가라면 그 작품의 구도와 동작을 보고 연구하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

모리타 마사노리가 풀어가는 이야기 <루키즈>. 이 만화는 무조건 학생들을 믿어주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라고 다독여주는 교사와 문제란 문제는 모두 일으키는 불량학생들의 이야기로, 야구와 학원물을 적절하게 섞어 놓았다.

'루키즈'의 카와토
'루키즈'의 카와토대원씨아이
시합 중 불상사에 의해 활동정지 상태에 놓인 타마가와 고교 야구부. 평소 골치 아픈 녀석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모종의 음모로, 타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사임한 교사 카와토를 데려온다. 그 불상사를 저지른 애들이 모여 있는 반의 담임을 맡은 카와토는 자퇴한 어느 2학년 야구부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야구부의 고문이 되어 야구부 재건에 나서지만 쉽지가 않다.


한편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애들에게 카와토는 열심히 축구부를 찾아간다. 그러나 받아주지 않자 축구부 고문인 쯔지 선생에게 부탁한다. 쯔지 선생은 아침까지 운동장의 잡초를 다 뽑으면 생각해 보겠다고 한다. 물론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쯔지 선생의 예상대로 녀석들은 방관만 하고 카와토 혼자서 넓은 운동장의 잡초를 뽑다가 그만 깜빡 잠이 들어 버린다. 카와토는 자신의 실수라며 다시 쯔지 선생을 조르지만, 그런 쓰레기들을 상대할 만큼 한가하지가 않다는 말을 듣는다. 카와토는 쯔지 선생이 물고 있는 담배를 빼앗으며 말한다.

“담배를 피우는 건 괜찮지만 복도에서 물고 다니는 것은 교육상 안 좋습니다.”
“뭐…뭐라구…?!”
“악영향만을 끼치는 것…. 그것이 쓰레기입니다. 어떤 인간이든 뭔가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게다가 진짜로 하고 싶은 무언가를 발견한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존중할 만하죠. 다시는 쓰레기라고 표현하지 마십쇼.”


카와토가 이끄는 애들은 과연 갑자원의 꿈을 이루었을까? 사실 갑자원의 꿈보다 더 소중한 것은 전혀 따라올 것 같지 않았던 아이들이 그 꿈을 위해서 뭉치며 따라왔다는 데에 있다. 이렇듯 <루키즈>에는 뭔가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이 있다. 그 중심에 열혈 교사 카와토가 있음은 물론이다.


'반항하지마!'의 겉그림
'반항하지마!'의 겉그림학산문화사
우리 나라엔 <반항하지마!>란 책으로 소개된 작품 ‘후지사와 토루’의 GTO(Great Teacher Onizuka). 고교시절 상남의 귀폭으로 불리던 영길은 학교를 중퇴한 후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진학하고 한 여학생과의 짧은 만남은 교사가 될 결심을 하게 만든 계기가 된다.

영길이 맡은 반은 학교 내에서도 소위 ‘꼴통’들만 모아놓은 최악의 반. 책을 읽을수록 문제아들의 잘못을 바로 잡고 더 큰 사랑으로 끌어안는 그가 멋진 매력남으로 다가온다. 그는 이렇게 외친다.

“문제학생들이라고 그렇게 막 대하지 말라구! 훌륭한 선생님 밑에 훌륭한 제자가 있는거야! 이런게 교육이라면 교직 따윈, 내가 먼저 사양하겠어.”


영길(오니즈카)과 카와토는 공통점이 있다. 잘리는 한이 있어도, 할 말은 하고 바로 잡을 건 잡는다는 것이다.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반항하지마!> <루키즈>. 아직 밤거리를 헤매는 청소년, 그런 자식을 둔 부모, 그리고 혹시나 그들을 포기하려는 교사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누구보다도 제자를 진심으로 믿고 사랑하는 영길(오니즈카), 카와토, 미즈타니.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선생님 상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만화와 이야기가 있는 제 홈페이지입니다.
ihappytoon.com

덧붙이는 글 만화와 이야기가 있는 제 홈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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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 밤거리 아이들과 함께한 ‘밤의 선생님’의 감동 스토리!

미즈타니 오사무 지음, 김현희 옮김,
에이지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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