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역사 심판은 다시 이뤄져야

왜곡된 역사의 보고 국립현충원-2

등록 2005.03.09 16:19수정 2005.03.1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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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사회 각 분야에서 친일파가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다. 일본군 장교로 활동했던 김석원은 성남고등학교의 설립자이자 본받아야 할 훌륭한 스승으로 존경받았고, 또 죽어서도 학교의 상징적 인물로 예우받고 있다.

국립묘지에 안장된 이선근도 마찬가지다. 만주제국협화회 주요 간부로서 일본 식민통치를 합리화한 대동화 의식을 선전하는데 앞장선 그는, 해방 후 성균관대학교 총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러한 역사는 우리에게 역사 심판의 엄중함을 깨달을 수 없게 한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박정희 정권 때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부적절하고, 방만하고, 허술한 독립운동 공적심사를 통해 친일파가 국립묘지에 안장된 것”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국립현충원은 국가유공자묘역의 엄민영, 황종률, 이은상, 조진만 등과 장군묘역의 이응준, 이종찬, 정일권 등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부끄러운 역사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동암 차이석의 아들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차영조 상임이사는 “독립운동을 하다 변절한 사람은 독립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나쁘다. 과거사를 재정립해서 존경 받을 만한 사람이 존경 받을 만한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친일파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한 불쾌감을 토로한다.

국립유공자의 서훈박탈 여부를 건의할 수 있는 국가보훈처 공훈심사과는 이에 대해 명백하지 않은 사실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일축한다. 그들의 입장은 ‘이미 서훈이 박탈된 자는 모르겠지만 친일행적을 전담해서 밝히는 부서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왜곡된 역사가 사회적으로 어떤 파장 전해주는지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친일파 후손의 수천억원대 토지반환 소송이 잇따를 뿐 아니라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아 그들이 승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차영조 상임이사는 반민족행위자가 처벌 받지 않는 것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 몫을 만들면 내 것이 된다’는 또 하나의 역사 교육으로 젊은이들의 의식 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왜곡된 역사와 국민의 무관심 속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의식독립을 위해서라도, 이제 국립현충원의 친일파 이장문제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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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양희순 기자는 cpn문화재방송국 기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양희순 기자는 cpn문화재방송국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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