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지 6장 분량의 '오라회 단합대회 진행 시나리오' 자료양김진웅
제주체육계 일부 인사들이 특정후보를 겨냥한 의혹이 있는 '오라회'(吾羅會)를 결성한 것과 관련, 사조직 창립행사 당시 현직 도지사에게 충성을 맹세한 '진행 시나리오' 문건이 발견돼 선거개입 의혹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입수된 '오라회 단합대회 진행 시나리오'에는 '도정방침에 적극 찬동하고 일당백의 투지로 현직 지사를 위해 충성을 맹세한다'는 내용이 노골적으로 명시돼 사실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제주도체육회를 통해 입수한 A4지 6장 분량의 '오라회 단합대회 진행 시나리오'에는 일시와 식순이 표기된 사회자의 진행 멘트. 개회사, 내빈소개, 경과보고, 축사, 격려사, 건배제의, 만찬, 폐회 순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시나리오 멘트 내용이 현직 지사를 노골적으로 칭송하는 내용이 표기돼, 선거용 사조직 의혹과 맞물리면서 파문이 번지고 있다.
'지사님을 위하여 충성 맹세' 등 지지 문구 담겨
실제 시나리오 내용에는 '형제보다 더 진한 우애와 체육인의 스포츠맨십으로 똘똘 뭉친 오라회' '지사님의 크나큰 고마움에 보답' '일당백의 투지로 지사님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엄숙히 맹세' 등 마치 정당대회를 방불케 하는 미사여구가 동원되면서 상당 부분 일방적인 칭송과 지지를 다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사진)
▲현직 도지사 후원 내용이 확연한 '시나리오' 내용양김진웅
특히 현직 지사가 참석한 행사에 이 같은 시나리오가 사전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나리오 문건 작성 당사자가 누군지, 당시 행사가 원래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는지 등에 대한 사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회를 맡았던 양아무개씨는 "시나리오를 갖고 사회를 봤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는 아닌 것 같다"며 "도지사님이 늦게 오시고 건배 제의는 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한달 보름이 넘은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단지 개인 문건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신석종 제주도체육회 사무처장은 14일 오후 내내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출석, 조사를 받았으며 "시나리오는 내가 잘 모르는 일"이라고 한발 뺐다.
이에 대해 14일 창립대회 모임과 3월 모임에 참석했다는 김기윤(제주관광대학 교수) 오라회 부회장은 "그날 참석한 체육 전문인 20~30여명 대부분 제주체육의 발전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순수하게 참석했다"며 "행사 당일에 정치적인 발언은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면에 정치적 내용이 숨어 있었다면 나가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이러한 불순한 의도가 들어 있었다면 앞으로 '오라회'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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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4일 오전 입장 발표하기 전 어디론가 황급히 전화하고 있는 신석종 사무처장. | ⓒ양김진웅 | | 내년 지방선거(2006년 5월 32일)를 겨냥한 사조직 의혹을 받고 있는 '오라회'는 대부분 20대 후반~40대 초반의 전문체육인으로 구성돼 있다.
'오라회' 창립과 문건을 주도했다는 신석종 제주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상임부회장을 맡고 회장 1명, 부회장 5명, 총무 1명, 회원 34명 등 회장단을 포함해 총 44명.
도체육회 가맹 경기단체 43개 단체 중 요트, 유도, 축구, 육상, 우슈, 태권도, 배드민턴 등 24개 단체 관계자들이 고루 참여, 도체육회 구성 인력과 비슷하다.
회원 구성 역시 도체육회 소속 순회 코치 12명, 교사 및 학교 코치 6명, 대학 교수 및 강사 5명, 제주도, 제주시 소속 코치 등으로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들 회원 일부는 신석종 사무처장의 권유나 독려에 의해 '오라회'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지만 자발적인 참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1월 창립대회 이후 2, 3월 모두 세 번의 모임을 가졌으며 20~3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했다.
도체육계 관계자는 "회원 대부분이 신석종 사무처장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도체육회 각종 가맹 경기단체 소속 관계자들"이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몇몇 '오라회' 임원과 회원들은 '선거 사조직' 의혹 제기에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응답을 했다.
오라회 부회장 정아무개(H대학 교수)씨는 "지난 연말께 엘리트체육인들을 위한 조직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취지에 공감, 사무처장으로부터 권유를 받아 1월 창립대회와 2월 모임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다른 부회장 양아무개씨는 "창립대회 1주일 전에 신 사무처장으로부터 모임 귀띔을 받고 참여했다"며 "선거조직으로 활용된다는 얘기는 너무 황당하다"고 말했다. / 양김진웅 | | | | |
▲김태환 도지사 집무실. 몇 차례 관련 입장을 독촉했지만 집무라는 이유로 만나주지 않았다.양김진웅
이와 관련 경찰은 '오라회'의 실체 여부 확인과 단체결성·문건 작성경위에 대한 조사 및 수사계획을 검찰에 구두로 지휘보고하고 판례 등에 대한 검토 지시를 받아 위법성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87조 8항 2호는 '누구든지 선거에 있어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의 선거운동을 위하여 연구소·동우회·향우회·산악회·조기축구회, 정당의 외곽단체 등 그 명칭이나 표방하는 목적 여하를 불문하고 사조직 기타 단체를 설립하거나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텅비어있는 제주도체육회 사무처장실.양김진웅
또 공직선거법에 위반해 사조직을 구성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는 등 엄격한 법적용이 이뤄지고 있어 사태 파장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14일 오후 관련 답변을 요구했으나 비서실측에서 '공보실을 거쳐라' '차후 연락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 아직 공식 답변이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제주도 공보실 차우진 공보관은 "현재 선거개입 문제는 경찰에서 수사하면 밝혀질 것 아니냐"며 "사전 의혹이 있다는 내용으로 도지사가 입장을 밝힐 단계도 아니며 (어떤 입장 발표도)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 | '체육회 상관없다?' 제주도체육회 '뒤숭숭' | | | 유착성 인사 논란, 1억원대 보조금 유용 등 악재 잇따라 | | | | 최근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된 제주도체육회(회장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출발부터 뒤숭숭한 분위기다.
더욱이 도체육회는 지난 7일 43명의 부회장단 및 임원진 가운데 22명을 새 얼굴로 교체하면서 '지역 체육인들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은 채 원칙을 무시했다'는 인사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이유는 제주지역 한 언론사 대표 가족과 현직 상무이사 등 언론사 관계자는 물론 메달박스인 주요 가맹경기단체 임원은 제외한 채 특정 가맹경기단체 인사를 포진, 유착 의혹을 받아왔던 것.
특히 이번에 부회장에 선임된 현직 언론사 간부는 지난해 12월 체육분야 유공자로 선정돼 제주도지사가 주는 '제주도 문화상'(각 분야 총 7명)을 받아 의혹을 더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제주도의 예산을 제멋대로 운용, 도비보조금 1억 2000만원을 마치 사용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반납하지 않았다가 도 감사에 적발되기도 했다.
인사 잡음에 이어 도체육회 사무처장을 포함한 체육계 인사들이 다시 사조직 구성 시비에 휘말리자 일부 체육회 직원들은 "오라회 내용을 보도를 통해 알았을 뿐"이라며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초 문건이 제주도체육회 사무처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져 어느 정도 체육회 사무처 직원들이 예상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달 초 제주도체육회장 김태환 지사로부터 선임된 신영근(60) 상임부회장은 "오라회의 결성 취지는 엘리트 체육발전을 도모하자는 뜻으로 매우 고무적인 일 아니냐"고 매우 언짢아했다.
이어 "창립 배경에 어떤 뜻이 담긴지는 몰라도 일단 사무처장이 혼자 주도한 것 같다. 아무튼 도체육회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양김진웅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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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대자(大者)는 그의 어린마음을 잃지않는 者이다'
프리랜서를 꿈꾸며 12년 동안 걸었던 언론노동자의 길. 앞으로도 변치않을 꿈, 자유로운 영혼...불혹 즈음 제2인생을 위한 방점을 찍고 제주땅에서 느릿~느릿~~. 하지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세 아이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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