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고슴도치 건물. 갑자기 만난 이 황당한 모양의 건물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쪽의 벽은 평평했다. 누가,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최장문
이 건물 위쪽에는 명부전이 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명부전으로 가고, 그 곳에는 10명의 재판관(대왕)이 있고 그 중 한 명이 염라대왕이다. 10대왕은 7일에 한 번씩 일곱 번 재판을 한다. 그래서 49일 후에는 최종심판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에 따라 윤회와 환생이 결정된다고 한다.
명부전이 중시되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부터라고 한다. 고려 때까지는 독립된 전각으로 존재하지도 않았고, 신앙의 대상이 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럼 왜 조선왕조에 이르러 중시되었을까?
통론으로는 유교와의 접맥설이 있다. 억압당하는 불교가 살아남기 위해서 유교 윤리와 접맥 될 수 있는 것을 찾아야만 했고. 이런 노력 속에서 불교의 명부전과 윤회사상이 유교의 조상숭배·부모효도와 결합되었다는 설이다.
길준용 교사는 또 하나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돈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선시대 들어와 불교가 탄압을 받으며 국가지원이 중단되자 민간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절에서는 부모의 영전을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주며 극락왕생을 기도하였고, 대신 이에 대한 경비를 요구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