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5일 저녁 일본영사관앞 "독도수호" 조례중단" 횃불 타올라

독도수호비행기 영사관 안으로 날려보내고 일장기 화형식 거행

등록 2005.03.16 00:03수정 2005.03.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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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부산에서는 15일 저녁 8시경 일본영사관 앞으로 시민들이 모였다. '독도수호 시민규탄대회'로 명명되어진 이날 집회는 부산시민들의 분노가 담긴 목소리가 차례차례로 영사관 앞에 울려 퍼졌다.

a △독도수호 규탄대회를 앞두고 일본영사관 앞을 경찰들이 겹겹 둘러싸고 있다.

△독도수호 규탄대회를 앞두고 일본영사관 앞을 경찰들이 겹겹 둘러싸고 있다. ⓒ 김보성

“독도는 우리 땅”, “고이즈미는 독도가 우리땅임을 인정하라”, “주한일본대사 추방하라”는 내용이 담긴 대형배너가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되고 그 앞으로 시민들이 하나둘 모이자 윤도현씨의 아리랑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일본영사관 옆에서는 독도수호 종이비행기를 접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모이기 시작하는 대열 속에는 “독도를 도둑질 하려는 시마네현의회 규탄한다”, “식민지배 정당화하는 일본의 역사왜곡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온 시민들도 보였다.

a △규탄대회 시작 전 아리랑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독도수호라 적힌 종이비행기를 접고 있다.

△규탄대회 시작 전 아리랑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독도수호라 적힌 종이비행기를 접고 있다. ⓒ 김보성


a △시민들은 "독도의 날" 제정 규탄내용과 역사왜곡이 적힌 피켓을 들고 참가하고 있다.

△시민들은 "독도의 날" 제정 규탄내용과 역사왜곡이 적힌 피켓을 들고 참가하고 있다. ⓒ 김보성

시민들이 100명 넘게 모이기 시작하자 경찰에선 일본 영사관 앞의 경비를 2겹에서 4겹으로 배치를 늘려 긴장이 흐르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자의 통제에 따라 1차선을 점유하고 규탄대회를 시작했다.

사회자가 “독도가 누구 땅입니까?” 라고 큰소리로 질문하자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늘은 아무나 나오셔서 일본의 행태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를 내어주셔도 좋다“며 규탄대회의 시작을 열었다.

a △자신을 영도에서 알장사하는 사람이라며 밝힌 이 시민은 "독도의 날을 제정하고도 고이즈미가 PAEC때 부산땅을 밟을 수 있는지 두고보자"며 경고했다.

△자신을 영도에서 알장사하는 사람이라며 밝힌 이 시민은 "독도의 날을 제정하고도 고이즈미가 PAEC때 부산땅을 밟을 수 있는지 두고보자"며 경고했다. ⓒ 김보성

영도에서 알 장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한 시민은 “내일 시마네현에서 독도의 날 조례안이 통과되면 제2의 윤봉길, 안중근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옆에 있는 경찰 분들도 일본의 행태에 분노를 느낄 것이다”며 16일 조례안 통과를 앞둔 심정을 표출했다. 그리고 “과연 이래놓고도 고이즈미가 APEC 때 부산에 올 수 있겠는지 두고 보자”며 경고했다. 첫 번째 발언이 끝나자 시민들은 대중가요로 잘 알려진 “독도는 우리 땅”을 불렀다.

a △아이를 품에 안고 한 시민이 발언을 하고 있다.

△아이를 품에 안고 한 시민이 발언을 하고 있다. ⓒ 김보성

아이 품에 안고 참여한 한 시민이 두 번째로 마이크를 잡았다. “아이들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걸 안다”며 선창하자 품에 안긴 아이도 “독도는 우리 땅”을 함께 따라 외쳤다. 그리고 다음 순서로 참가자들은 독도수호라고 글귀가 새겨진 종이비행기를 일본영사관 안으로 날려 보냈다.

a △참가자들이 독도수호라 적힌 종이비행기를 들고 "조례제정 반대한다"며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이 독도수호라 적힌 종이비행기를 들고 "조례제정 반대한다"며 외치고 있다. ⓒ 김보성

그 다음 마이크를 잡은 민주노동당 부산진구 지역위원회 이성우 위원장은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면 일본은 어떻게 하겠는가? 일본 놈들은 독도를 가지고 우리 민족을 능멸하고 있다. 그리고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까닭에 지만원같은 친일파가 이상한 소리를 외쳐대고 있다”며 “열심히 싸워서 쪽발이들이 우리들을 능멸하지 않도록 싸우자!”고 호소했다.


네 번째로 발언에 나선 시민은 공무원이라고 신분을 밝혔다. 이 시민은 “열 받아서 일하다가 뛰쳐나왔다. 저는 공무원 일을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일본 놈들 지키고 한쪽에선 일본 놈들 규탄하고 있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하지 못하는 게 말이나 되는가? 무슨 이게 땅따먹기 놀이인가? 내일 조례가 통과되면 영사관 우리가 차지해 버리자! 여긴 우리 땅이다!”며 말하자 참가자들은 동의하는 듯 뜨겁게 박수를 보냈다.

발언이 끝나자 대중가요인 “독도는 우리 땅”이 울려 퍼지고 대열의 뒤편에서는 횃불이 앞쪽으로 이동하자 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사회자가 “조금 있으면 독도수호의 횃불이 타오를 것”이라며 횃불점화와 일장기 화형식이 예고했다.


이어 여성이 발언에 나섰다. 이 여성은 “그동안 독도를 울릉도에 붙어 있는 작은 섬으로 생각한 건 아닌지 부끄럽다”며 “독도를 지키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양복을 입은 넥타이부대도 규탄발언대에 마이크를 잡았다.

자신을 은행권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는 역사란 지나간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것이라고 했다. 청산해야할 역사가 바로 이번 독도문제로 불거졌다고 생각한다”며 독도문제가 과거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져 오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열 반대편에서 지켜보던 한 시민이 “옳소”라고 소리치며 동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a △참가자들이 독도수호 종이비행기를 영사관 안으로 날려보내고 있다.

△참가자들이 독도수호 종이비행기를 영사관 안으로 날려보내고 있다. ⓒ 김보성

규탄대회에 발언이 거의 끝나가자 대열 한편에서는 독도수호 종이비행기를 나눠주었다.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참가자들에게 종이비행기 접는 법을 전달하며 “일본은 독도상공에 초계기나 경비행기를 띄워 보냈는데 우리는 무섭지 않다”며 독도수호 종이비행기가 지난 초계기와 경비행기의 영해침범 사건을 염두에 둔 것임을 알렸다.

또한 “7천만 4천만 국민들 모두의 가슴속에도 비행기가 있다”며 이번 조례안이 가결되면 고이즈미는 다시 이 땅을 밟지 못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하고 ”독도수호의 비행기를 영사관으로 날려 보내자“고 호소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들고 있던 종이비행기를 모두 영사관 안으로 날려 보냈다.

a △일장기를 불태울 6개의 횃불이 타오르고 있다.

△일장기를 불태울 6개의 횃불이 타오르고 있다. ⓒ 김보성


a △독도수호의 6개 횃불이 일장기를 불태우고 있다

△독도수호의 6개 횃불이 일장기를 불태우고 있다 ⓒ 김보성

다시 아리랑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회자는 “화형식을 거행하겠다”며 횃불에 점화를 선언했다. 무대 뒤에서 일장기와 6개의 횃불이 등장했다. 횃불 점화 선언과 더불어 “조례제정 중단하라” “독도는 우리 땅이다”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 화형식을 준비했다는 한 시민은 “일본 놈들이 우리나라에 무릎 꿇고 사과하게 만들어버리게 독도수호의 횃불을 밝히자”고 말하며 횃불 점화를 시도했다.

a △일장기가 불타오르고 있다.

△일장기가 불타오르고 있다. ⓒ 김보성

이어 6개의 횃불에 의해 일장기가 타오르자 일본영사관 주변도 덩달아 붉게 달아올랐다. 미리 배치되었던 경찰들과는 지금의 반일감정에 물리적인 대응 자제하려는 의도인 듯 별다른 충돌이 없었다.

일장기 화형식 이후 사회자는 “똑똑히 경고했다“며 ”만약 내일 시마네 현의 조례가 통과된다면 다시 이 영사관으로 계속 모이자“며 참가를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은 ”조례제정 중단하라“ ”고이즈미는 독도 우리 땅 인정하라“ 구호를 외치면서 이날 일본영사관 앞 규탄대회를 정리했다.

부산민중연대는 “16일 조례통과가 확실하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만약 조례가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오늘과 같은 규탄대회를 매일 영사관 앞에서 개최하겠다”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오늘 규탄대회가 어떤 형식으로든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경우 연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이어 부산의 일본영사관도 시민들의 반일감정이 표출되는 대표적 상징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민중의소리에도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민중의소리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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