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오마이뉴스
잠시 토론회로 돌아가보자. 가장 먼저 답변에 나선 당권주자는 김두관 후보였다. 김 후보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47)임에도 불구하고 백범을 사표로 제시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살아온 과정을 굉장히 존경한다. 다만 그분이 해방 이후 타협하지 않아 정국을 주도하지 못해 대통령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김 후보는 "작년에 (임시정부 궤적을 따라) 상하이에서부터 중칭까지 1만3000리를 현장답사했다"며 진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이어 김원웅 후보도 백범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다. 김 후보는 "좌절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원칙을 지킨 것은 우리가 귀감을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구 선생은 우리가 원하는 나라의 모습은 무력이 강한 나라도 아니고, 경제가 풍요한 나라도 아니라고 하면서, 한없이 문화수준이 높은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고 해서 (저에게) 감동을 준다."
대개 국민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곤 하지만 정치인들은 거의 예외없이 백범을 거론한다. 특히 5년마다 치러지는 대선에서 대권주자들은 백범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의 첫손에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해방 이후 좌우 그리고 남북을 아우렀던 백범의 정치행보가 그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겠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백범이 가장 무난한 지도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자주 정치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특히 남북분단 상황에서는 더욱 더.
백범의 인기는 유일한 여성후보인 한명숙 후보에게로 이어졌다. 한 후보는 "제가 백범 선생을 얘기하려고 했는데 옆에서 먼저 말해버렸다"며 아쉬움을 토해냈다. 그는 "DJ를 사표로 삼고 싶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특별히 '대중보다 반발짝만 앞서 대중을 이끌어야 한다'는 말은 참 맘에 든다. 존경한다."
DJ·노무현 등 전현직 대통령 집중 거론... '노심' 이용한 득표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