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수도 사업의 문제점은 크게 운영, 구조, 경제적 손실, 세계화 한계 등 4가지로 지적될 수 있다. 이같은 문제들이 총체적으로 상수도 사업의 부실을 유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운영상 문제
우선 지자체장이 투자, 사업운영, 인사 등 주요 사항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지방의회에서 예산을 승인함으로써 책임경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사업을 지자체가 독점함으로써 근무직원들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문제도 있다.
더욱이 인사이동도 잦아 업무의 효율성, 전문성, 연속성을 유지하기가 곤란하고, 이런 상황은 전문인력 육성이나 전문기술 축적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귀결시킨다.
이같은 경영상 문제는 정수시설의 노후, 저조한 가동률 등 당면 사안의 처리 능력 미흡으로 연결돼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잦은 인사이동의 일례로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장의 경우 89년 11월부터 현재(‘05년 2월)까지 15명이 임명되었으며 평균 재임기간은 9.6개월로 나타났다.
구조적 문제
광역상수도의 평균 시설가동률은 48%, 지방상수도는 54.6%에 이르는 등 사업형태의 비효율성을 지적할 수 있다.(2003년 환경부 상수도 통계)
또 상수도 보급률의 경우 특·광역시는 98.7%, 읍지역 80.8%, 면단위 농촌지역 33%로 나타나 지역간 격차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상수도 보급을 위한 투자가 대부분 국고 보조로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도시 중심의 불균형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지역간 요금 및 생산원가 격차도 문제다. 특·광역시 중 수도요금을 현실화(생산원가〈수도요금)시켜 적용하는 도시는 서울시와 광주시 등 2곳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정선 주민들은 ㎥당 954. 8원을, 경기도 과천시민은 276.5원을 각각 수도요금으로 지불해 3.5배의 차이를 보였다. 또 경기도 안산시는 ㎥당 366.2원, 강원도 평창은 2261원의 생산원가가 산출돼 6.2배의 차이가 났다.
경제적 손실 문제
경제적 손실은 대부분 높은 누수율로 인해 발생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03년 상수도 유수율은 78.4%, 누수율은 11.6%로 조사됐으며, 이같은 누율로 생산원가 기준 매년 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이같은 누수율 수치는 96년도의 도쿄(8.9%), 94년도의 싱가폴(6.4%), 93년 파리(9.6%), 94년 베를린(5%)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누수발생의 주요 원인은 관 노후(73%) 문제였고, 고수압(5.1%), 진동(4.9%) 등도 일부 요인으로 분석됐다. 개량사업과 병행해 누수방지 사업을 수행해야 하지만 각 지자체의 상수도 사업 재정 상태로는 사업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수도 관로 중 교체해야할 관로의 길이는 1만3700km에 이르며, 이 관로를 대상으로 누수 방지사업을 하는데만 38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세계화 한계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 각 지자체의 오랜 경험에 따른 축적 기술은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상수도 사업이 지자체 자체사업만으로 추진돼 대외 경쟁력이 부재하다거나 관계 규정의 제약에 의해 타지역 및 해외진출이 전무한 것은 장점을 살리지 못하게 하는 한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환경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3대 물 관리 회사가 전 세계를 상대로 매년 40조원의 매출(50%가 해외매출)을 올리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물의 날에 맞춰 준비한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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