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선물하는 섬, 길리 트라왕간

인도네시아 롬복 옆의 작은 섬 길리트라왕간

등록 2005.03.24 13:26수정 2005.03.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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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섬 일주는 아름다운 섬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섬 일주는 아름다운 섬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 김동희

'롬복'이라는 섬을 들어보셨나요? 몇 해 전부터 새로운 신혼여행지로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섬입니다. 발리에서 비행기로 단 20분 거리지만 그 느낌은 발리와는 사뭇 다릅니다. 이 롬복 섬을 기점으로 윌레스 라인(동물 지리학적인 생태계 분류)으로 발리와 달리 오스트레일리아 계통의 동식물이 분포한다고 합니다.

롬복 섬은 동서로 70km 남북으로 70km인 섬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갈 곳은 롬복 큰 섬 옆에 붙어있는 길리 트라왕간 입니다. 길리라는 말이 조그만 섬이니 '트라왕간 섬'이라고 하면 맞을 듯 합니다.


롬복의 중앙 시내인 마타람에서 승기기 또는 방갈까지 오면 세 개의 섬이 보입니다. 길리 메모, 길리 에어, 길리 트라왕간. 조그만 세 섬이 나란히 바다에 박혀있습니다. 그 중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 길리 트라왕간입니다.

길리 트라왕간에서 꼭 해봐야 할 것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첫 번째, 섬 일주입니다. 이 조그만 섬을 해변가로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한 시간 입니다. 하지만 천천히 사진도 찍고 바닷가를 보며 앉아서 쉬고 가며 하면 한나절이 갑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피부를 그을리고 책을 읽고 스노클링을 하는 해변을 지나게 되면 그때부터는 아주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무인도 같은 섬입니다.

a 스노클링 하기에 적합한 해변이다.

스노클링 하기에 적합한 해변이다. ⓒ 김동희

섬 안쪽에는 학교와 계속해서 코란을 읽어주는 이슬람 사원이 있습니다. 가끔 사람과 마주치는 경우에는 친구가 되기 십상입니다. 이 조그만 섬에서는 모두가 친구입니다. 한 바퀴를 돌아 서쪽해변에 오면 동쪽해변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집니다. 동북쪽 해변과 달리 서쪽 해변은 산호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다 죽은 것들입니다.

돌들도 많고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백화 되어 죽어버린 산호들이 하얗게 펼쳐져 있습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살아생전 얼마나 아름다웠을지 짐작이 갑니다. 서쪽 해변의 하나의 장관은 저녁입니다. 서쪽 해변에서는 발리 섬이 보입니다. 발리의 아궁 산이 노을과 함께 장관을 연출합니다. 바람 부는 해변에 앉아 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행복하답니다.

a 서쪽 해변에서는 발리의 아궁산과 노을을 볼 수 있다.

서쪽 해변에서는 발리의 아궁산과 노을을 볼 수 있다. ⓒ 김동희

둘째, 스쿠바 다이빙 입니다. 롬복에는 많은 다이빙 포인트가 있습니다. 트라왕간 근처뿐만 아니라 길리 메모, 길리 에어 주변으로도 다이빙 포인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호가 많이 죽었지만 그래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트라왕간에는 여러 다이빙 가게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유럽인들이 주인이고 그 규모도 큰 편입니다. 처음 다이빙을 접하는 분들이라면 아침에 풀장에서 잠깐 중요 기술을 익히고 오후에 다이빙 마스터와 함께 들어가시면 됩니다.


롬복 주변에는 바다 거북과 상어들이 많습니다. 여러 번 다이빙을 해봤지만 이 곳처럼 하루에 이렇게 많은 바다 거북과 상어들을 볼 수 있는 곳은 드뭅니다. 가만히 있는 바다 거북부터 무언가 열심히 먹고 있는 것, 멋진 포즈로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는 것까지 그 모습이 신기합니다.

상어는 윗 지느러미에 흰 색이 선명한 'White tip reef Shark'가 대부분이고 가끔 그 색이 까만 것도 보입니다. 가오리, '니모'로 우리에게 친숙한 아네모네 피쉬, 개구리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은 프로그 피쉬, 머리 부분이 나폴레옹 모자 같다고 해서 이름 붙은 나폴레옹 피쉬 등등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a 다이빙을 통해 여러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다.

다이빙을 통해 여러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다. ⓒ 김동희

셋째, 스노클링과 해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입니다. 스노클링은 다이빙보다 훨씬 저렴한 물놀이입니다. 대부분 동북쪽 해변에서 스노클링을 합니다. 마스크와 핀을 빌리면 다른 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해변에 자리를 잡고 쉬엄쉬엄 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물이 너무 얕고 돌들이 있어 적응이 필요하지만 조금만 밖으로 나가면 금세 깊어집니다.

혹자는 스노클링으로 바다거북을 본다고 하지만, 웬만한 행운아가 아닌 이상 힘듭니다. 하지만 아주 조그만 형형색색의 물고기들과 산호들은 충분히 보실 수 있습니다. 해변에서 선탠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하루를 보내면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a 스노클링 하기 좋은 동북쪽 해변의 모습

스노클링 하기 좋은 동북쪽 해변의 모습 ⓒ 김동희

마지막으로 친구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 작은 섬에는 온통 친구들로 가득합니다. 자신을 이익을 위해 관광객에게 말 거는 사람보다 그냥 말 거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도네시아 어도 배우고 한국어도 알려줍니다(한국에 일하러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한국어에 관심이 많습니다). 자기 사는 이야기, 웃긴 이야기들을 한 보따리 풀어놓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들 모두 인사를 합니다. 어떤 식당에서 한 번이라도 가서 안면이 생기면 그 다음부터는 어디서 만나도 좋아하고 즐거워 합니다. 여유가 있는 곳에서 사람들은 더더욱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a 지나가는 어느 누구와도 친구가 될수 있다.

지나가는 어느 누구와도 친구가 될수 있다. ⓒ 김동희

트라왕간의 식당에 가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입니다. 첫날 저녁 어떤 식당은 40분이 걸렸습니다. 그 다음 날 저녁 다른 식당은 한 시간이 걸리더군요. 처음에는 배고프고 달려드는 모기들로 짜증이 났지만 그 다음부터는 그 시간을 즐기게 되더군요.

바다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음식을 만들길래 이렇게 오래 걸리는가 생각도 해보고 우리보다 더 늦게 와서 더더욱 많이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냥 가지는 않을까 걱정도 하면서 말입니다. 모든 것이 여유로운 섬. 그 섬이 그립습니다.

덧붙이는 글 | 롬복에 가는 방법 : 자카르타에서는 한 번에 오는 비행기가 없다. 발리 또는 수라바야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발리에서는 하루에 여러 번 비행기가 있고 소요시간은 20분이다. 발리에서는 배를 타고 올 수 있다.

2004년 12월 10일부터 2주 동안 인도네시아를 여행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롬복에 가는 방법 : 자카르타에서는 한 번에 오는 비행기가 없다. 발리 또는 수라바야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발리에서는 하루에 여러 번 비행기가 있고 소요시간은 20분이다. 발리에서는 배를 타고 올 수 있다.

2004년 12월 10일부터 2주 동안 인도네시아를 여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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