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는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면서 다급하게 아내를 찾습니다. “여보! 꽃 데이트 하러 갑시다.” 아내는 멀뚱멀뚱 저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나는 급히 카메라를 챙겨들고 아내의 손을 잡아끕니다. 아내와 함께 산 쪽에 위치한 여자고등학교를 지나는데 울타리에 빼곡히 심어둔 개나리에서 샛노란 꽃망울이 삐쭉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아직은 야단스럽게 필 때가 아니올시다. : 개나리한성수 우리는 차를 타고 코오롱 아파트 앞을 지나다 활짝 핀 목련을 발견했습니다. 아직 나무 전체가 화려하게 피어서 자태를 뽐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뽀얀 우윳빛 꽃잎은 애잔한 사랑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 문득 ‘아무렇게나 배를 깔고 누워 사랑하는 사람에게 봄볕이 묻은 편지를 쓰던 스무 살 청년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큰사진보기 ▲슬픈 그대 사랑아! : 목련한성수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새로운 꽃을 찾아 떠납니다. 그런데 주위가 어두워집니다. 나는 아침 출근길에 보아둔 꽃을 찍는 것을 포기하고, 서둘러 경남도청으로 향합니다. 주위는 캄캄했지만 한줄기 달빛이 우리를 비추고 있습니다. 아내는 춥다며 한사코 차안에서 나오려 하지 않습니다. 할 수 없이 나는 혼자서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어슴푸레한 달빛 아래 샛노란 산수유 꽃이 피어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샛노란 비닐우산을 닮은 산수유 꽃한성수 그 옆에는 흰 종이를 찢어서 입혀 놓은 것 같은 매화가, 달빛을 받아서 눈꽃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매화 끝에는 보름달이 걸려 있는데 매화인지 달인지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아내가 슬며시 다가와 매화 옆에 섭니다. 우리는 팔짱을 꼭 끼고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도청 안을 천천히 걷습니다. 아내는 차가운 바람에 연신 옷깃을 여밉니다. 큰사진보기 ▲매화나무 끝에 보름달이 걸려 있네요!한성수 돌아오는 길에 차를 세우고 길가에 있는 목련을 살펴보지만 아직 도끼날처럼 꽃봉오리만 내밀고 있을 뿐 화려하게 피어 있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반찬을 하다가 그대로 왔다”며 “빨리 집에 가자”고 성화입니다. 나는 다시 몇 그루의 목련나무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어 봅니다. 큰사진보기 ▲도낏날을 닮은 목련 꽃망울한성수 길가에 있는 어느 집 대문 앞에는 동백꽃이 피어 있습니다. 봄꽃들에 밀려나지만 그 품위는 잃지 않고 있습니다. “여보! 겨우내 차가운 대지에서 그 기운들을 뿌리에 모았다가 힘겹게 가지 끝으로 밀어 올려 피워낸 것이 봄꽃이란 말이오. 그런데 기왕 이렇게 꽃을 찾아 나왔으면 그 정취를 즐겨야지, ‘집에 가자’고 성화를 부려서야….” 큰사진보기 ▲봄꽃에 밀려나는 서러운 동백한성수 이런 내 말에 아내는 서운했는지 이내 토라져서 고개를 돌립니다. 나는 고개를 돌린 아내의 손을 꼬옥 잡습니다. 꽃구경을 와서도 아이들 저녁 반찬걱정을 하는 아내가 못내 안쓰럽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한성수 (1521soo) 내방 구독하기 우리 주변에 있는 소시민의 세상사는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싶어서 가입을 원합니다. 또 가족간의 아프고 시리고 따뜻한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글공부를 정식으로 하지 않아 가능할 지 모르겠으나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모이] ♡벚꽃도시, 진해군항제 전야♡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AD AD AD 인기기사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5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여보! 꽃 데이트 하러 갑시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사다리 타고 올라간 동료의 죽음, 그녀는 도망치듯 시골로 갔다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주장] 변호사가 본 이재명 1심 판결과 민주당이 해야할 일 윤석열·심우정·이원석의 세금도둑질, 그냥 둘 건가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