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과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농성중이다.이민우
지난 24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7층 인권상담센터를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대표 박경석, 아래 투쟁단) 소속 회원 30여명은 25일 오전 11시 인권상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아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과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과 대통령 면담 요구
투쟁단 소속 회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관리하기 위한 법률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할 수 있는 강력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장애인의 기본적인 교육권 보장을 위한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과 함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농아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도로교통법, 영화진흥법, 선거법 즉각 개정을 요구"하고 "장애인의 정보접근권과 문화권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계획을 마련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장애인이동권연대 박영희 공동대표는 여는 말에서 "언론과 사회는 장애인의 계속되는 죽음을 외면하고 있다"며 "장애인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폭력"이라고 질타한 뒤, 농성과 대통령 면담 요청 이유를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을 지킨다는 국가인권위가 과연 장애인 인권은 얼마나 지켜주고 있습니까. 장애인 문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직접 만나 묻고 싶습니다."
"돈 많은 사람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회를 바꿔야"
이어 사회당의 양부연 대표 권한대행은 연대사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전체 인구의 10%나 되는 장애인들은 국민 모두에게 보장돼 있는 교육도 받지 못해 결국 취직도 못하고 대다수가 빈곤층으로 살고 있다"며 "돈많은 사람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노동당 이영희 최고위원은 "장애인들은 시설비리나 이동권 등에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장애인들이 사회적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징별적 손해배상을 비롯한 강제성이 있는 규정이 담긴 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김혜미 대표는 "수많은 장애아들이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장애아동 교육 지원 대책을 마련을 요구한 뒤, 심지어 학교에서 교육을 거부하기도 하는 실정을 폭로하며 "장애는 결코 죄가 아니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낮 12시 5분께 투쟁단은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겠다며 인권위 앞 거리로 나섰으나 경찰 병력에 의해 움직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