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정치후원금 순위만 매기고 '끝'

<모니터보고서> 선관위 정치자금 명단 공개, 지역신문은 어떻게 보도했나?

등록 2005.03.27 16:06수정 2005.03.2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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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2일 국회의원 및 각 정당의 2004년도 후원회 회계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 해 바뀐 정치자금법에 따라 처음으로 공개된 이 자료는 "정치자금의 적정한 제공을 보장하고 그 수입과 지출내역을 공개하여 투명성을 확보하며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개정 정치자금법 제1조)한다"는 목적을 가진다.

그런데 일부 국회의원이 고액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사람들의 직업을 밝히지 않거나 '사업·회사원'이라고만 신고해 관련법의 개정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소속 상임위와 연관이 있는 법인이나 기관의 관계자한테 고액 후원금을 받은 의원도 있어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고액 후원자의 직업, 알 수 없거나 '회사원ㆍ사업'이거나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개정 정치자금법에 의해 명단이 공개된 고액 기부자(연간 120만원 초과) 가운데 상당수가 직업을 기재하지 않거나 '사업·회사원'등으로만 기록했다.

주성영 한나라당(대구 수성갑) 의원은 200만-500만원을 낸 후원자 11명 가운데 5명이 직업을 기재하지 않았다.

이한구 한나라당(대구 수성갑) 의원은 120만원을 초과해 후원한 고액 기부자 30명 가운데 27명의 직업을 '회사원'으로 신고했다.

이해봉 한나라당(대구 달서구을) 의원은 200만-500만원을 낸 후원자 14명 가운데 10명의 직업을 '사업'이라고 기재했다.


소속 상임위와 관련 있는 후원금도 여전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직무와 관련이 있는 후원금을 받은 사례도 있다. 국회 산업자원위 소속인 곽성문 한나라당(대구 중·남구) 의원은 기업인 6명한테서 모두 1800만원을 받았다.


건설교통위 소속인 안택수 한나라당(대구 북구을) 의원은 건설협회장한테서 2백만 원을 기부받았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인 이해봉 한나라당(대구 달서구을) 의원은 강남건영 관련자한테서 2백만 원을 후원 받았다.

후원금 순위만 매기는 지역신문

매일신문 3월 23일
매일신문 3월 23일매일신문

영남일보 3월 23일
영남일보 3월 23일영남일보
<매일신문>은 3월 23일 '정치 후원금 국회의원의 힘?'이란 기사에서 지역 출신 의원들의 정치자금 공개 내역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13위…강재섭 원내대표 165위…주호영 29위…권오을 45위…임인배 70위…이한구 73위…"라고 보도했다.

<영남일보>는 3월 23일 '박 대표 3억3천만원 모금 1위'란 기사에서 "지난해 대구·경북 출신…의원 중에서 가장 많은 후원금을 거둬들인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그 뒤로 주호영…권오을…임인배…이한구…김성조…이상득 의원…이 좋은 모금성적을 보였다. 뒤이어 서상기…이명규…김태환…최경환 의원…이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 언론도 제 역할 해야 가능

지난해 개정된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당과 의원들의 후원회에 고액후원금을 납입한 사람들을 공개토록 했다.

그렇다면 언론은 이 개정된 법의 취지에 맞게 보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공개된 고액후원자들의 신원이 제대로 기재되었는지,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된 사람들은 얼마나 되는지 혹여 직무와 관련된 부도덕한 돈은 아닌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언론이 올림픽 순위 집계 하듯이 후원금액의 등수를 매기는 보도에 그치고 있다면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는 요원할 것이다. 언론이 분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덧붙이는 글 | 안태준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언론모니터팀장 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덧붙이는 글 안태준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언론모니터팀장 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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