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AE-1으로 찍은 화분 사진. 중고 수동카메라는 표준렌즈를 포함해 1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심은식
초보자가 쓰기 좋은 수동 카메라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이재영씨는 다른 회사 것은 잘 모르고 캐논의 경우 A시리즈 정도면 무난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좋은 카메라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람마다 카메라에 대한 만족도가 다 다르고, 사고 낡은 카메라라도 본인이 즐겁다면 그것이 최고의 카메라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굳이 비싸고 고급스런 수동카메라를 살 필요는 없다고 했다. 지금은 불과 10만원도 안 되는 중고 수동카메라로도 얼마든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흔히 집에서 찾은 수동카메라들을 '장롱 카메라'라고 해요.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에는 카메라가 상당히 고가품에 속해서 장롱 깊숙이 넣어두곤 했던 거죠. 제 첫 카메라만 해도 그 때 돈으로 10만원인가 주었는데 당시 하숙비가 1만5천원이었으니 상당히 비쌌던 셈이죠. 예전에 소중한 물건들이 지금은 구닥다리 취급을 받지만 소중히 다루어주면 그 때나 지금이나 좋은 사진들로 보답을 해요."
자신은 아이가 장난감을 좋아하듯 그저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일뿐이라며 겸손해하는 그를 보면서 필자는 그의 장비들보다 그런 마음 자세가 더 부러워졌다.
역시 아날로그의 미학은 느림과 여유. 그리고 정이 아닐까. 돌아오는 동안 한동안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내 수동카메라에게도 오래간만에 필름을 배불리 먹여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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