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방송' DMB 최대 수혜자는 누구?

[분석] 얽히고 설킨 합종연횡... 제휴 언론사마다 희비 엇갈려

등록 2005.03.28 22:01수정 2005.03.2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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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8일 지상파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사업자가 선정되면서 업체마다 DMB폰  출시 움직임이 활발해진 가운데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오른족)가 출시 예정인 지상파DMB폰.

28일 지상파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사업자가 선정되면서 업체마다 DMB폰 출시 움직임이 활발해진 가운데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오른족)가 출시 예정인 지상파DMB폰. ⓒ 연합뉴스


새로운 통합미디어 시대가 왔다. 방송위원회는 28일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최초의 뉴미디어 상용 서비스로 불리는 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DMB) 사업자를 최종 선정했다.

DMB는 서비스의 융합(TV+전화), 단말기의 융합(휴대전화+TV수상기), 사업자 융합(통신사업자+방송사업자), 네트워크 융합(방송망+이동통신망)이라는 측면에서 본격적인 통합미디어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지난달 14일 모두 10개의 사업자가 방송위원회에 지상파DMB 사업권을 신청했으나 4개 사업자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상파TV 사업자군에서는 지상파방송 강자인 KBS, MBC, SBS가 예상대로 선정됐고, 비지상파TV 사업자군에서는 YTN DMB, 한국DMB, KMMB가 지상파DMB 허가추천 대상법인으로 뽑혔다.

얽히고 설킨 합종연횡... 참여 사업자는 수백개

'예당' 비지상파 3개사 동시제휴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발표된 비지상파 DMB사업자 3곳 모두와 콘텐츠 공급 등의 계약을 맺어 화제에 올랐다.

예당측은 이날 "국대 최다 음원 보유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많은 컨소시엄에서 제휴 제의를 받아 적당한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했던 것 뿐"이라고 밝혔다.
외형상으로 보면 6개 사업자가 지상파DMB 수혜자로 보인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번 지상파DMB 사업자 선정에는 수백개 업체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분 출자나 컨소시엄, 또는 제휴(기술 및 콘텐츠 등)나 채널임대 형태로 얽히고 설킨 합종연횡을 했기 때문이다.

자본력과 기술, 콘텐츠 측면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갖고 있어 단독으로 사업권을 신청한 지상파TV와 달리 대부분 신규 법인인 비지상파TV의 경우는 더욱 복잡하다. 한 개 사업자에 20∼30개에 이르는 업체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콘텐츠 제휴 업체는 50개 안팎, 많은 경우 80여개를 넘는 곳도 있다. 투자비가 수백억원대에 불과해 방송사업 경험이 없는 중소업체나 벤처기업들이 많이 뛰어들었다.

특히 언론사들의 참여 열기는 매우 뜨겁다. 지상파DMB 지분투자와 주식소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간신문사와 그 계열사의 경우 콘텐츠 제휴 형식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3월 방송법 개정 당시 지상파DMB가 '지상파 방송'으로 규정되면서 정기간행물법상의 일간신문과 뉴스통신법상의 뉴스통신이 방송에 참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간신문의 경우 위성DMB 지분에는 33%까지 참여할 수 있다.


지상파DMB 신청 및 선정 현황

구분

법인명

대표자

주요 주주 (5% 이상)

참여 미디어업체(제휴)

자본금

(백만원)

지상파 TV

사업자군

KBS

정연주

정부 100% 출자

KMMB, CJ미디어(임대)

206,192

MBC

최문순

방송문화진흥회, 정수장학회

MBN, 아리랑TV(임대)

1,000

SBS

안국정

태영, 대한투자신탁운용, 국민연금, 귀뚜라미, 대한제분

한겨레신문, 교통방송, 경기방송, LG텔레콤(임대), 9개 지역민방

130,376

EBS

권영만

정부 100% 출자

경향신문, 연합뉴스, 시민의신문

30,264

비지상파 TV

사업자군

YTN DMB

표완수

YTN, 교통방송, 경남기업, 지어소프트, 소프텔레웨어, 에이스테크놀로지

부산방송, 광주방송, 아리랑TV, MBC 미디어텍, 예당엔터테인먼트

30,000

한국DMB

정 훈

옴니텔, 다날, 인탑스, 한글과컴퓨터, 에이스침대, CBS, 한국농수산방송, 오마이뉴스

경향신문, 국민일보, 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전자신문인터넷, 예당엔터테인먼트, 연합인포맥스

30,000

KMMB

박경수

조순용

박재홍

PSK, 홈캐스트, 이랜택, 시공테크

경향신문, 스포츠서울21, 머니투데이, 스투닷컴, 한경TV, 기독교TV, 장애인신문, 예당엔터테인먼트

36,300

유큐브

미디어

김우철

쏠리테크, 네오웨이브, 한국정보공학, 삼지전자, 에이텍, 유리조명, 한국방송제작단

특정 언론사와 제휴 없음

30,000

DMB

코리아

신현웅

디지털스카이넷, 맥암학원, 태양금속공업, 미주제강, 말표산업, 베어엔터테인먼트, CIES, 인츠커뮤니티

MBC, 국악방송, 월간말, 현대불교신문, KTH(파란닷컴), RTV, 연합인포맥스, 중앙방송, 온미디어, YTN미디어, 씨넥서스

10,000

국민DMB플러스

장한성

대한유화, KDC정보통신, 네트론텍, 삼화프로덕션, 불교방송, 모빌리언스

한경TV, 전자신문인터넷, 프레시안

40,020

 

* 하늘색으로 표시된 사업자가 이번에 선정된 곳이다. KBS, MBC, SBS(지상파)와 YTN DMB, 한국DMB, KMMB(비지상파) 등 6개사는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로 선정됐다.

ⓒ 안홍기
일간신문, 케이블TV, 인터넷언론사 제휴로 참여

그러다보니 일간신문사와 케이블TV, 인터넷언론사 등은 제휴를 통한 지상파DBM 사업 진출에 매우 적극적이다. 자체 보도채널을 갖지 못한 비지상파TV 사업자가 보도채널을 운영하기 위해선 기존 언론사와의 제휴가 불가피한 현실도 이들의 '제휴'를 부채질했다.


일간신문들은 데이터방송 채널을 통해서도 DMB 콘텐츠 사업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비디오, 오디오 채널에서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투자와 노하우가 필요한데 비해, 데이터 채널을 통한 보도·정보채널 사업은 텍스트(문자)와 그래픽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간신문 콘텐츠를 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한겨레, 경향신문 등이 대표적이다. 한겨레는 지상파TV 사업자인 SBS와 콘텐츠 제휴를 맺어 지상파DMB 진출에 무사히 안착했다. 반면 EBS와 손잡은 경향신문은 동반 탈락했지만 한국DMB, KMMB 등 비지상파TV 사업자와의 콘텐츠 제휴로 시장진출의 꿈을 이뤘다.

국민일보와 일간스포츠는 한국DMB와, 스포츠서울21은 KMMB와 각각 손을 잡았다. 지상파DMB 컨소시엄에 콘텐츠 제휴업체로 참여한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은 앞으로 상용화될 데이터 채널에서 보도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라디오 방송과 위성·케이블TV PP(Program Provider·프로그램 공급업자)들도 DMB 콘텐츠 제휴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CBS(기독교방송)는 한국DMB와 콘소시엄을 이뤘다. SBS, YTN과 동시에 손잡은 교통방송의 진출도 눈에 띈다. YTN도 부산방송, 광주방송, 아리랑TV, MBC 미디어텍과 손잡고 비지상파TV 사업자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불운을 면치 못한 언론사도 있다. 현행 뉴스통신법상 지상파DMB 사업에 지분출자가 불가능한 연합뉴스의 경우 EBS와 제휴로 지상파TV 사업자군 선정에서 탈락됐다. 비지상파TV 사업자군에서는 자회사 연합인포맥스가 DMB코리아와 제휴를 맺었지만 탈락됐다. 대신 또다른 제휴사 한국DMB가 선정되면서 동시 탈락을 면했다.

DMB코리아와 제휴를 맺은 중앙일보 계열사인 중앙방송과 KT 계열사 파란닷컴(KTH)도 탈락했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도 국민DMB플러스와 콘텐츠 제휴를 체결했으나 컨소시엄 사업자 탈락으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YTN·CBS 가장 큰 수혜... <오마이뉴스>는 지분도 참여

a 방송위 이효성 부위원장이 28일 방송회관 대회의실에서 지상파 DMB 사업자 선정자를 발표하고 있다.

방송위 이효성 부위원장이 28일 방송회관 대회의실에서 지상파 DMB 사업자 선정자를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이번 언론사들의 합종연횡에서 가장 큰 수혜주는 단연 YTN과 CBS가 꼽힌다. 이미 위성DMB의 보도채널 송출도 결정된 YTN은 지상파DMB 사업권도 거머쥐며 기존 케이블TV를 벗어나 지평을 넓히는 기회를 맞았다. 보도분야와 함께 자회사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대폭 강화된다.

YTN은 DMB 진출로 TV 1개, 라디오 2개, 데이터방송 1개를 보유하게 됐다. TV에선 YTN이 뉴스를, YTN미디어 자회사인 YTN STAR와 Comedy TV가 연예·음악 및 오락 콘텐츠를 각각 맡고 교통방송 및 사티오 임대를 통해 교통전문과 음악 라디오 채널도 운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TV방송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왔던 CBS도 DMB를 통해 TV채널에 우회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 기존 라디오 방송과 케이블TV(CBS TV) 채널 프로그램을 DMB로 활용하는 한편 한국DMB TV채널에도 적극 결합할 수 있기 때문.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는 인터넷언론사 중 유일하게 지분을 출자했다. 오마이뉴스는 비지상파TV 사업자인 한국DMB(자본금 300억원)에 1.33%(4억원)의 지분을 투자했다. 이어 주요 콘텐츠 제휴 업체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마이뉴스는 지상파DMB 사업참여를 계기로 인터넷과 방송이 융합된 차세대 뉴스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이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1일 신문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언론으로서 법적 지위를 획득, 한때 지상파DMB 지분참여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정기간행물법 개정안 시행령이 발표되는 7월까지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지분참여가 가능했다.

한편 방송위원회는 지분 5% 미만의 주주에 대해서는 공개를 하지 않았다. 방송위원회측은 "국회에서도 자료를 요구했지만 주지 않았다, 나중에 발간하게 될 백서에 실릴 수 있다"고 답했다. 방송위원측은 제휴 언론사 현황과 관련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자료를 따로 만들어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란?
위성과 지상파로 나뉘어... 지상파는 무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은 전용 단말기나 수신기능을 갖춘 개인 휴대전화, PDA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화질 방송, CD 수준의 음악 등 다채널 방송을 즐길수 있는 서비스다. 상용화 되면 이동 중에도 드라마나 스포츠 중계·영화 등을 볼 수 있다.

DMB는 지상파와 위성파로 나뉜다. 위성DMB는 위성을 통해 신호를 전송하고, 지상파DMB의 경우 방송국이 지상중계기를 통해 신호를 전송하는게 차이점이다.

지상파DMB나 위성DMB나 이동수신이 다 가능하다. 그러나 더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위성DMB는 시속 100㎞이상의 속도에서도 깨끗한 화면을 보여주는 등 이동형 서비스에 더 강점이 있다. 두 방식 모두 밀폐된 실내나 지하 등의 전파음영 지역이 생기지만 중계기 설치로 이를 극복할 계획이다.

이번에 6개 사업자가 선정된 지상파 DMB는 비디오 채널 17개와 오디오 채널 13개, 데이터 채널 8개 등 총 38개 채널로 운영될 예정. SK텔레콤이 대주주로 있는 TU미디어가 추진하고 있는 위성파DMB는 비디오 채널 11개, 오디오 채널 25개, 데이터 채널 3개 등 총 39개 채널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용요금에도 차이가 있다. 지상파 DMB는 사용요금이 부과되지 않는 반면, 위성파DMB 이용에는 2만원 선의 가입비와 월 1만2000~1만5000원 정도의 정액사용료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 안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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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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