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한국국제학교 아이들의 독도 사랑

등록 2005.03.30 17:07수정 2005.03.3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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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와 있으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고 했는가? 날마다 들리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망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다.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일본 문부과학상은 "교과서 학습 지도 요령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명기해야 한다"는 극에 다다른 망언을 또 내뱉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 독도 문제를 다시 냉정하게 생각해 본다.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대답은 한 가지다. 독도는 우리 땅이 맞다. 혹시 나의 지식이 부족하여 그런 것은 아닌지 반성하면서 옆에 있는 국사 선생님께 자료를 부탁하였다. 마침 독도 문제로 아이들에게 수업하고 있다며 자료를 건네준다.

<독도는 결코 외롭지 않다>는 제목으로 A4 용지 10장 분량으로 일본인들의 주장과 그 주장의 허구성 그리고 우리의 대응 자세 등을 아주 자세히 담았다. 문제 제기가 인상적이다.

독도 문제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우리들의 무관심으로 외롭기만 하던 독도가 최근에는 결코 외롭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독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독도를 제대로 아는 사람 또한 별로 없다. 나는 독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배운 일본 아이들을 만났을 때, 뭐라고 얘기를 할까?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 제기를 바탕으로 하여 역사적 사실과 문헌을 바탕으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말해 놓고 있다. 다 읽고 나니 독도가 우리 땅임을 그리고 일본인과 맞서 논쟁을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북경한국국제학교 아이들은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설명할 수 있고, 일본이 왜 그렇게 독도에 매달리는지도 말할 수 있다.

한국을 떠나 중국에서 중국과 세계를 배우고 있지만 결코 우리 아이들은 우리를 잊지 않고 있다. 이곳 북경한국국제학교 아이들의 독도에 대한 사랑 - 사실 사랑은 맹목적인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앎에서 나오는 것이다 - 은 한국 아이들보다 훨씬 앞선다고 자부한다.

마침 북경한국국제학교 소식란에 독도에 대한 학생 글이 한 편 실려 있다. 이 학생은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 4년 동안이나 살았기에 일본에 대해 다른 사람보다 관심이 많다. 그리고 일본을 좋아한다. 하지만 독도 문제가 양국 사이에 금이 가는 것을 아파하며 일본의 많은 양심적인 단체나 지식인들이 나서 주길 바라고 있다. 이 아이 글 전문을 그대로 옮긴다.

일본의 몽니 제발 여기서 그만 두길
- 한-일 평화 관계 계속 유지되길 바라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많은 문화적 교류를 통해 사이가 좋아지고 있는 요즈음, 독도 문제로 양국 관계에 다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양측 언론, 인터넷 상에서도 독도 문제가 톱뉴스로 다뤄지고 있고, 이에 대한 반응 또한 매우 뜨겁다.

우리나라 애국 청년들은 시위를 벌이기도 하고, 자신의 몸을 불태워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동해 바다 끝에 있는 조그마한 섬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해서 야단법석이냐고, 별일 아니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을 수 있겠으나,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이 문제는 그냥 쉽게 지나칠 수가 없을 것이다.

왜 일본은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겨대는 것일까? 그들의 근거에는 타당성이 있는 것일까? 지피지기라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였는데 그들이 내세우는 주장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첫째 15-16C에 독도에 대한 지식과 이용도가 한국보다 일본이 많았다. 둘째 17C 이후 독도는 일본이 실질적인 지배를 하였다. 셋째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우산도는 독도가 아니다. 넷째 안용복 사건의 기록은 취조 내용이므로 대부분 허위다. 다섯째 1905년에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하였다. 여섯째 샌프란시스코 조약 문서에 일본이 포기할 영토로 독도가 명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억지라 할 수밖에 없다. 먼저 독도에 대한 지식과 이용도 그리고 실질적인 지배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만약 어떤 농부가 지주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다 하자. 그 땅에 대한 지식과 이용도는 농부가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땅 주인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지주 것이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 실려 있는 '팔도총람'에 나와 있는 우리나라 지도를 보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안용복이 울릉도와 독도가 우리 땅임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일본으로 들어갔을 때 일본 측이 작성한 서한에서도 독도는 조선 땅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1905년에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하였다고 했는데, 1900년 고종 황제의 칙령에 의해 중앙에서 군수를 파견하기 시작한 울릉군의 딸린 섬으로 정식 편입됐다는 우리나라의 기록이 일본의 시마네현 편입 고시보다 5년이나 앞선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문서에 독도라는 명칭이 빠졌다는 주장은 매우 억측인 것 같다. 한국 영토에 포함된 수천 개 섬들의 명칭을 다 기록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끝까지 억지를 쓴다면 우리도 이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흥분된 마음을 먼저 가라앉히고, 자극적인 행동보다는 이성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36년간의 일제치하, 일본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등으로 모든 일본인을 무조건 적대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우리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극우사상에 젖은 일부 정치인이나 이에 동조하는 일부 일본인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도 많이 있다. 최근의 한류 문화로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증가하고 있음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무조건 미워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틀렸고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설득하고 역사적 진실을 알려 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평화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과 우리를 지지해 줄 수 있는 일본의 양심 있는 학자와 시민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는 한국과 일본 둘 다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도로 인해 더 이상 한국과 일본이 대립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의 일본 친구도 한국을 사랑한다. 일본에도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나는 믿고 싶다. 그리고 그 친구들과 함께 한국과 일본의 우호적인 미래를 위해 열심히 뛰고 싶다.

- 북경한국국제학교 고등부 3학년 김시온 학생이 쓴 글


한국을 떠난 중국에서지만 이러한 교육 활동이 북경한국국제학교에서 이어지고 있으니 일본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독도는 그들의 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밖에 있기에 혹시라도 나를 놓칠까봐 싶어 우리는 늘 귀를 세우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내 것을 바탕으로 하여 세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참 예쁘다. 그리고 이들이 우리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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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행복에서 물러나 시골 살이하면서 자연에서 느끼고 배우며 그리고 깨닫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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