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수 안흥면장박도
지난 장날 복지회관에서 목욕을 하고 나오다가 김종수(52) 새 면장과 마주쳤다. 굳이 면장실로 안내하기에 차 한 잔 나누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김 면장은 올 1월 1일에 부임했다. 필자가 이곳에 내려온 뒤 느낀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그 새 많이 변화했다는 사실이다. 지난날의 권위의식과 ‘관(官)’이란 특유의 딱딱함이 사라졌음을 당장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차차로 정착되는 바람직한 변화였다.
지난날 그 높던 관의 문턱을 완전히 낮춰서 다리 하나를 놓는데도 주민공청회를 거쳐서 의견을 수렴한 뒤 시행하고 있었다. 또 면사무소 2층은 주민자치센터로 일과시간 뒤에는 문화의 광장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면민들의 체력단련실, 컴퓨터실, 독서실 겸 주민사랑방, 공연실 겸 회의실이 마련돼 있고, 매일 저녁 7시부터는 사물놀이, 서예, 에어로빅, 태권도 교실 등을 운영하면서 자칫 문화의 사각지대인 농촌사람들에게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건 마련에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었다.
김 면장은 지난날 면장은 중앙의 지시를 하달하는 역할만 잘하면 되었지만, 지금의 면장은 주민의 대변자로 소득 창출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일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면장은 안흥찐방을 더욱 전국적으로 알리는 일과 고랭지농업으로 고소득 창출에 힘쓰는 일(파프리카 단지 조성)과 우리 밀을 재배하여 우리 밀 찐빵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나는 김 면장에게 면장은 일선의 행정 책임자로 가장 중요한 자리라는 걸 새삼 강조하면서, 과거 일선 목민관들의 탐관(貪官)과 오리(汚吏) 때문에 결국 조선왕조가 망하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말했다. 그러면서 부디 면민을 위한 좋은 면장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