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의 모습이다. 가뭇해지는 푸른 하늘과 인공조명을 받은 붉은 벽이 조화롭다. 낮에 보면 별볼일 없는데 저녁이 되니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보인다.배우근
에피소드 #5
숙소는 공항근처의 밀브레(Millbrae)市에 있는 컴포트 인(Comfort Inn)으로 잡았다. 미국에서 첫날밤을 보낼 생소한 숙소지만 마치 집에 온 듯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해진다. 역시 보금자리가 있다는 것은 마음의 큰 위안이다.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숙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중국식당으로 갔다. 웨이트리스가 메뉴판을 보여주는데 전부 한자에다가 영어로 된 해설도 잘 이해가 안되었다. 잘못 고르면 입에 맞지 않는 양념이나 향신료가 들어있어 낭패를 볼 수 있기에 고심 끝에 해물쌀국수를 주문했다. 웨이트리스가 잠시 후 다가와 주문한 음식이 안된다며 다른 메뉴를 부탁했다.
동실한 얼굴의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당신이 여기 음식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어보고 그것으로 주문을 바꾸었다. 이왕 모르는 음식이니 또랑또랑한 그녀의 눈동자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가는 면발이 수면 밑의 해초처럼 쫙 깔려 있고 그 위로 큼지막한 완탕 4개가 섬처럼 얹어져 있었다. 국물을 먼저 먹어보니 진한 육수가 혀를 타고 부드럽게 목젖을 넘어간다. 맑은 곰탕과 비슷한 맛이었다. 믿음직한 웨이트리스 아가씨의 입맛이 내게도 잘 맞았다. 내일은 그녀가 좋아하는 두번째 음식을 먹어봐야겠다.
덧붙이는 글 | Homepage : www.seventh-haven.com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