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종
지난 1일 오후 2시. 울릉도 저동항을 출발한 배는 순조롭게 독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오전엔 어렵게 배를 접안했는데 지금은 모르겠어요? (날씨가) 더 나빠지는 것도 같고요” 하는 승무원의 말을 들으니 설마 하는 기대가 난로 위의 눈덩이처럼 순식간에 녹아 내리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직감인지 몰라도 바다는 점점 평온해지고 있었다. 얼마를 달렸을까? 멀리 독도가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검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독도다.”
수많은 괭이갈매기의 친구 삽살개가 삼봉호와 독도에 발을 디딘 우리를 꼬리까지 흔들며 맞이해 주었다. 독도에 내린 기분은 평온함 그리고 공허함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무것도 아닌 무심이었다.
내 눈으로 바라본 독도는 누가 뭐라 해도 분명 우리의 땅이었고 카메라를 통해 본 독도는 숨과 가슴이 살아 있는 한 폭의 아름다운 강산이었다. 30분의 짧은 머무름을 위해 흔적 없이 달려오고 지워버린 시간. 그러나 동해의 끝자락엔 우리의 강산 독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