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임
새벽 6시 30분 제주시 노형동 한라수목원. 선잠을 깨고 달려 온 사람들 틈으로 봄꽃들이 부시시시 아침잠에서 깨어난다. 황매화, 홍매화, 명자 꽃, 진달래, 개나리, 철쭉, 제비꽃, 백목련, 홍목련, 그리고 하늘을 뒤덮고 있는 벚꽃.
아침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인사를 나누는 벚꽃이 이곳의 여왕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더디 피는 벚꽃은 원망했던 생각을 하니 부끄럽기만 하다. 조금만 기다리면 될 것을 성급하게 굴었던 사람들의 성미는 초고속 정보화 시대에 살면서 ‘빠르게’만 외쳤던 착오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