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교도소를 알리는 안내판김범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는 병역의 의무는 다하되 사람의 생명을 겨누는 집총만은 거부하겠다는 '비무장 전투요원'으로의 복무를 희망한다는 점에서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의 병역거부와는 다르다. 또 집총거부를 교리로 채택하지는 않고 있으며 개인의 양심과 의사에 맡기고 있다.
재판부에 변호인 선임과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는 등 고등법원 출두를 앞두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이씨는 "기독교 가치관은 전 인류가 모두 한 가족이라는 것"이라며 인류애의 실현과 생명을 존중하는 기독교의 정통 신앙관에 따라 집총을 거부한다는 자신의 평소 신념을 재차 피력했다.
이씨는 "체육부대나 병원 등 특수한 보직이라면 집총을 하지 않고도 복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재판부가 다시 한번 나의 신념과 입장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향적 판결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신념 때문에 군 복무가 더 힘들어지고, 집총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가야 한다면 그 길을 택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바치겠다"는 평소 의지를 재확인하고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신념을 굽힐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이씨는 "길이 막히고 앞이 보이지 않아 힘들 것 같지만, 분명히 답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사회적 포용과 합의를 기대했다. 이씨의 2심 재판날짜는 아직까지 잡히지 않았다.
한편, 지난달 4일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개인의 신앙적 양심에 따른다 하더라도 집총거부는 명백한 명령불복종"이라며 "대체복무제 등이 아직 입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집총거부는 군형법상 항명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집총을 거부한 청년에게 우리 사회가 총을 들지 않고도 필요한 분야에서 군복무를 할 수 있도록 포용의 길을 열어줄 것인지 앞으로의 향방에 관심의 눈길이 모아진다.
| | | 집총거부자는 미국에도 있다 | | | 美 해병 크림케이크 이병 구속됐다 풀려나 | | | |
| | | ▲ 크림케위크 이병과 그의 부인 | | 흔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집총거부는 일어난다.
미 해병대사령부 소속 제2공병대 전투공병으로 복무하던 조엘 데이비드 크림케위크 이병은 지난해 연말 집총거부 의사를 밝히고, 군사재판에 회부되어 7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자신이 군복무는 하되 다른 사람의 삶을 빼앗는 행위나 무기소지에 관한 명령은 거부할 수밖에 없다는 신념을 피력하며, 상관에게 무기를 들지 않는 비무장 업무를 요청했다.
하지만 상관이 이를 거절함에 따라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명령불복종으로 실형을 언도받았다. 이 때문에 그는 수감과 동시에 상병에서 이등병으로 계급이 강등됐다.
이같은 수난을 겪었던 크림케위크 이병이 최근 북케롤라이나 제지운캠프의 미해병대 교도소에서 석방됐다고 그의 변호사 미첼 타이너씨가 전했다.
무기를 소지할 필요가 없는 복무지 발령을 꾸준히 요청해왔던 크림케위크 이병은 그사이 이라크 지뢰퇴치작업에 자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해군은 이를 수락하지 않았으며, 행동불량으로 강제퇴역시켰다.
미첼 변호사는 “중죄판결의 기록까지 뒤따르게 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크림케위크 이병의 기록을 깨끗이 하기 위해 앞으로의 변호에도 계속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 김범태 | | | | |
덧붙이는 글 | 김범태 기자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한국연합회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넷 언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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