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조가 아이들과 함께 이닝이 바뀔 때마다 그라운드로 올라가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배우근
아마도 알폰조가 순수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혀를 통해 공중에 흩어지는 말보다 가슴에 와닿는 진실함이 배어나는 눈으로 대화하는 사람이었다. 알폰조는 아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경기장인 뱅크원 볼 파크(Bankone Ball Park)의 안전요원이다. 오늘은 두 명의 어린 부하(Kid security)를 거느리고 경기장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야구장 필드에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나 같은 경우는 안전요원과 부딪힐 일이 많은데 이해심이 많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알폰조는 내가 편안하게 일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 야구장에서 김병현을 취재하느라 분주했지만 그를 만난 것은 큰 기쁨이었다.
에피소드 #16
콜로라도 로키스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잠수함 김병현이 친정팀인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무실점 호투한 경기를 취재하고 한국식당인 서울정으로 식사를 하러 갔다.
서울정은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오는 프로야구팀도 식사를 하는 곳이며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치로도 자주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재작년에 나도 옆 테이블에서 이치로와 등을 맞대고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서울정에는 이치로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한 한국인 유학생이 식사를 하러 온 이치로에게 사인을 요청했는데 옆에 있던 매니저가 제재를 하며 사인요청을 거절했다. 그렇지만 유학생은 몇 번이나 계속 사인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때마다 매니저에게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끈기의 그 유학생은 십 분 이상 사인요청을 했고 결국 이치로에게서 사인을 받아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