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목숨 걸고 번개사진을 찍다

등록 2005.04.18 08:12수정 2005.04.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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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식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을 담고 싶어 한다. 내 경우는 그림 같은 일출이나 멋진 산수보다 이상하게 번개에 마음이 끌렸다. 그래서 비가 내리면 은근히 하늘을 쳐다보며 번개가 치기를 기다리고는 했다. 그러나 번개사진은 찍기가 쉽지 않았다.


심은식
번개가 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그런 날은 하필 카메라를 안 챙기거나 장비가 있더라도 찍기 어려운 시간과 장소에 가있기 십상이었다. 또 모든 준비 되었다 해도 말 그대로 순간 번쩍하고 사라지는 번개 자체를 포착하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았다.

심은식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번번이 허탕을 쳤지만 기다리다 보니 결국 기회가 왔다. 오늘(18일) 새벽 중부지방에 대기 불안정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린 것이다. 자다가 천둥소리에 벌떡 일어나 허겁지겁 밖으로 나가보니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 번개가 치고 있었다. 순간 뭔가 되겠다는 감이 왔다.

심은식
삼각대와 카메라, 우산을 챙겨들고 잽싸게 옥상으로 올라갔다. 자리를 잡고 보니 번개가 생각보다 꽤 가까운 곳에도 떨어지는데 거리가 불과 몇 백 미터. 천둥소리가 귀청을 찢을 듯하다.

'헉! 이거 잘못하면 전기구이가 되겠군.' 벼락을 맞을까봐 겁이 덜컥 나면서도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 다행히 기대 이상으로 번개가 많이 쳐서 번개사진을 여러 장 얻을 수 있었고 목숨도 부지했다.

심은식

심은식

심은식
방으로 들어와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자꾸만 웃음이 난다. 찍고 싶었던 번개사진을 얻어서 기분이 좋은 탓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나도 참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싶어서였다. 어쨌든 소원도 풀고 몸도 무사하니 다행이다.


심은식
기상특보를 보니 기상청에서 이러한 대기불안정이 오늘 오후까지 이어지겠다고 밝히고, 교통안전과 시설물점검에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한단다. 그럼 오늘 밤도 혹시? 설마….

오늘 중부지방 천둥 번개 동반한 소나기 예정

서울 등 중부지방에 오늘 새벽 3시 30분 경부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렸다. 오전 8시 현재는 소강상태지만 경동시장 부근의 변압기가 낙뢰로 인해 손상을 입는 등 피해도 발생했다. 기상청은 대기의 불안정으로 오늘 낮까지도 천둥 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강우가 있을 것이라며 시설물 보호 및 안전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압이 수 억 볼트에 달하는 낙뢰는 매우 위험하므로 이런 날씨에는 야외활동을 삼가야하고 특히 번개를 직접 맞지 않더라도 안테나, 전신주, 골프채 등에 의한 유도뢰의 피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번개는 발생하는 지점에 반복되는 성질이 있으므로 낙뢰가 떨어진 곳은 피해야 한다. 만일 낙뢰를 맞았을 경우에는 맥박이 없더라도 체온이 있으며 우선 인공호흡과 심장마사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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