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4당 농촌의원, 쌀협상 '이면합의' 성토...국정조사 요구

"10년 후 쌀시장 전면 개방 등 최악의 협상 결과"

등록 2005.04.18 12:24수정 2005.04.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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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 등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쌀협상이 `이면합의` 등으로 최악의 협상 결과를  초래했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 등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쌀협상이 `이면합의` 등으로 최악의 협상 결과를 초래했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의 쌀협상이 `이면합의' 등으로 최악의 협상 결과를 초래했다는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18일 국회 농업해양수산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쌀협상 전문, 이행계획서 등 관련 문서를 비공개로 열람했다.

또한 야 4당의 농촌 지역구 의원과 농촌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별도의 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쌀 협상에서 수입쌀 도입물량이 지난 10년간에 비해 2배나 증가했고 10년 후 쌀 시장 전면개방을 허용하는 등 최악의 협상 결과가 도출됐다"고 결의문을 채택한 뒤,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회의에 참석한 이규택·김영덕 한나라당 의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한화갑 민주당 의원, 김낙성 자민련 의원은 이 결의문에서 "각 당의 국정조사 당론 채택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한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국회비준 동의안 거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의원들이 각 당 대표 등 중진급 의원들인데다가, 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이에 동조하고 있어 국정조사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앞서 각 당은 쌀협상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직자회의에서 "쌀협상 문제는 우선 농해수위와 통외통위 차원에서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 따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협상에 대한 국정조사와 식량자급율 법제화, 농지매매를 완화하는 내용의 농지법 개정안 철회 등을 요구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사대주의 통상협상, 밀실거래, 총체적 부실협상의 전형인 이번 쌀협상 전반에 대해 철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경식 전농 의장은 "지금은 농촌에서 일년 농사를 준비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지만, 농민들은 농사를 포기하고 투쟁할 각오를 하고 있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먼저 쌀협상에 대한 국정조사를 해서 신뢰받는 농정이 되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a 18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 출석한 박홍수 농림부장관이 쌀협상 결과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18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 출석한 박홍수 농림부장관이 쌀협상 결과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면협상 문서 공개 놓고 여야 공방

한편 이날 오전 10시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쌀협상 문서의 공개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언론 공개를 요구했지만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비밀 문서이고 국제관례상 공개가 어렵다"며 거부해 회의는 비공개로 열렸다.

이날 박흥수 농림부 장관은 업무보고를 통해 "많은 양을 요약해 발표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며 "의도적으로 숨기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은 "협상에 참여한 민간위원도 추가합의 사실을 모르는 상황인데, 그냥 (비공개 열람으로) 넘어갈 상황이 아니"라며 협상 문서 공개를 주장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그동안 정부는 '협상이 진행중이고 WTO 검증이 덜 끝났다'며 공개를 미뤄왔다"며 "이제 WTO 검증까지 끝났으니 협상전문은 상임위에 열람시키고, 쌀품목 부가합의문과 (협상 참여) 9개 국가 이행계획서는 언론에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의원들이 보면 되지, 협상문서를 언론에 공개할 필요가 뭐 있냐"며 정부측을 거들었다. 문서 열람을 위해 오전 11시께 회의는 정회되었다.

a 18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서 농림부가 쌀 협상 이행합의서 원본은 3급 비밀로 원본을 비공개로 하겠다고 하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18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서 농림부가 쌀 협상 이행합의서 원본은 3급 비밀로 원본을 비공개로 하겠다고 하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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