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발 아래로! 그들이 웃고 있다

강화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생화 (1)

등록 2005.04.30 19:23수정 2005.04.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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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환경이 급격하게 도시화되면서 현대인은 흙을 밟은 기회가 없어졌다. 밟을 흙이 없다는 것은 땅에 생명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출근, 혹은 등교하면 신자유주의의 무한경쟁 시스템에 타자(他者)로 전락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선과 사각형에 갇히게 된다.


이러한 각박한 삶이 사람들로 하여금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을 키운다. 들풀, 들꽃을 관찰하고 그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려는 흐름은 이러한 갈망과 무관하지 않다.

야생화 해설가가 각종 들꽃 들풀에 대해 설명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듣고 본다. 이런 1회성 프로그램이나 이벤트 참여가 혹시나 사람들을 타자화시키는 좀더 세련된 시스템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괜한 걱정이 들 때도 있다. 화창한 봄날 나들이 길에 흔한 봄꽃 몇 가지를 직접 관찰하고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필자는 야생화 전문가가 아니다. 좀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도감 없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야생화라고는 불과 10여종 밖에 되지 않는다. 가까운 들로 나가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꽃을 중심으로 10여종만을 소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필자가 가진 지식의 크기와 관련 있다.

그래서 야생화 관찰이 자연과 벗하려는 유일한 방식이라면 이 글은 큰 의미가 없다. 일부러 야생화를 관찰하기 위해 나서는 길이 아니라면 봄꽃 10여 가지만 알아두어도 이 화창한 봄날 나들이 길에 아이들에게 '유식한 아빠'로 칭찬받게 될 것이다. 이 글의 취지는 바로 거기에 있다.

민들레, 서양민들레


서양민들레-빨간 원이 총포
서양민들레-빨간 원이 총포이현상
민들레는 가장 흔한 봄꽃 중의 하나인데 최근에는 서양민들레가 많이 퍼져있어 토종민들레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아이들에게는 그냥 민들레라고 설명해도 좋지만 만약 토종민들레를 발견했을 때 서양민들레와 차이점을 설명해준다면 더욱 자상한 아빠가 될 것이다. 서양민들레는 흔히 꽃받침으로 알고 있는 총포가 뒤로 구부러져 있다.

위 사진의 네모 안 사진은 흔히 홀씨(포자)라고 알고 있는 갓털이다. 민들레는 포자식물이 아니므로 포자가 있을 리 없다. 민들레는 꽃을 피워 열매(씨앗)를 만들고 갓털은 이 씨앗을 다른 곳으로 날려 번식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민들레 홀씨되어…'를 '민들레 갓털되어…'로 바꿀 필요는 없다.


한국 토종민들레의 하나인 흰민들레
한국 토종민들레의 하나인 흰민들레이현상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민들레는 민들레, 흰민들레, 서양민들레, 붉은씨서양민들레 등이 있는데 운이 좋은 날에는 흰민들레를 볼지도 모른다. 사진에서 총포를 자세히 보면 서양민들레와 다름을 알 수 있다. 꽃받침이 꽃에 달라붙어 있다.

그리워도 되돌아보지 말자, 꽃다지

솜털이 나있는 꽃다지
솜털이 나있는 꽃다지이현상
'작업장 언덕 위에 핀 꽃다지~'라는 노래가사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봄꽃이다. 4월과 5월 양지 바른 곳에 어린아이 손톱만한 노란 꽃을 촘촘히 피웠다면 꽃다지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꽃다지를 알아보는 가장 빠른 방법은 풀 전체에 빽빽이 나있는 솜털이다. 납작하게 엎드려 있다가 봄이 오면 줄기를 곧게 세우며 노란 꽃을 피운다. 어린 순은 냉이와 함께 나물로 먹는다.

봄나물의 대명사, 냉이

냉이꽃과 역삼각형의 종자
냉이꽃과 역삼각형의 종자이현상
사람들과 가장 친근한 봄꽃의 하나이다. 봄나물의 대명사로 냉이국을 끓여먹거나 어린잎과 뿌리는 통째로 나물로 무쳐 먹는다. 키가 50cm까지 자라며 꽃이 흰색이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냉이꽃을 알아보는 또 다른 쉬운 방법은 역삼각형 모양의 열매를 찾아보는 것이다. 사진의 원안은 냉이의 열매로서 그 안에는 25개의 종자가 들어있다.

이름만큼이나 예쁜 꽃마리

앙증맞은 꽃마리
앙증맞은 꽃마리이현상
앙증맞은 연한 하늘색 꽃이 특징적이다. 꽃잎은 5개로 갈라진다. 꽃마리를 알아보는 방법은 솜털이 나있는 꽃받침과 다섯 개로 갈라진 하늘색의 꽃잎이다. 들에 나는 대부분 봄꽃처럼 어린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잣냉이라고도 불린다.

보라색의 상징, 제비꽃

보라색 제비꽃
보라색 제비꽃이현상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자라고 줄기에 한 개씩 보라색 꽃을 피운다. 꽃을 뒤에서 보면 오랑캐의 투구와 같다하여 오랑캐꽃이라고 불린다. 그 외에도 장수꽃, 병아리꽃 등 다른 이름이 많다. 그만큼 친근한 봄꽃이라는 뜻이다. 같은 제비꽃과에는 노란제비꽃도 있는데 주로 산에서 자라며 들에서는 볼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다음 기사에서는 전호, 애기똥풀, 뽀리뱅이, 엉겅퀴, 주름잎, 점나도나물 등을 알아볼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다음 기사에서는 전호, 애기똥풀, 뽀리뱅이, 엉겅퀴, 주름잎, 점나도나물 등을 알아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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