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반성 못하고 있다?

아산 재보궐선거 ‘낙선 인사’ 나선 당 지도부, 형식적 태도에 당원들 성토

등록 2005.05.06 17:29수정 2005.05.0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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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아직 4·30 재보궐선거 참패와 관련, 자기 반성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당은 6일, 재보궐선거 패인을 진단해 처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낙선 인사’를 가졌다. 그러나 자기반성 없이 형식적으로 진행, 당원들의 비난을 샀다.

낙선 인사를 위해 아산을 찾은 열린우리당 지도부. 사진 왼쪽부터 박병석, 염동연, 장영달 의원.
낙선 인사를 위해 아산을 찾은 열린우리당 지도부. 사진 왼쪽부터 박병석, 염동연, 장영달 의원.박성규
염동연,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을 비롯해 박기춘 당 사무처장, 박병석 기획위원장 등 지도부들은 이날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성남 및 공주, 그리고 아산을 방문, 낙선 인사에 나섰다.

오후 2시55분경 열린우리당 아산시당 사무소에 도착한 이들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낙선 인사는 4·30 재보궐선거에서의 참패 원인을 진단, 처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계획됐다”고 밝힌 뒤 “이번 뼈아픈 경험을 보약 삼아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와 2007년에 있을 대선에서 승리,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한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론은 “시간관계상 긴 얘기를 못 들어 죄송합니다”였다. 시간에 쫓겨 얘기를 들을 시간조차 없이 자리를 뜬 것. 이들이 아산시당 사무소에 머문 시간은 약 15분 정도였다.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의 시간을 빼면 얘기를 들은 시간은 10분도 채 안 됐다.

앞서 염동연 의원은 “낙선 인사를 다닌다기 보다는 (참패에 대한) 사과를 드리고 당원과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성하기 위한 자리”라고 밝혔으나 이 말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복기왕 전 국회의원은 “이번 (아산)재선거를 치르게 만든 장본인으로서 할 말이 없으나 이런 식의 자리는 잘못 된 것”이라며 “위로 인사를 위해 마련된 자리인지, 반성하고 대처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인지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제대로 된 평가를 들으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으며 중앙당에 대한 서운함도 털어놨다.


복 전 의원은 “당 지도부를 비롯해 우리당에 대한 실망이 크고, 비판할 것이 많다”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당은 공천 잡음으로 그 어느 곳 하나 깔끔했던 곳이 없었다. 이로 인해 창당 이념이 퇴색되며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으며, 그것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심판받은 것”이라고 중앙당과 지도부를 힐책했다.

김복환 아산시 당원협의회 운영위원도 “74년 동안 살아오며 여러 번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 만큼은 잘못된 게 많은 적이 없다. 공천과정을 보면서 중앙당을 우습게 봤다”고 힐난한 뒤 “우리당은 집권만 했지 명백하게 따지면 여당이 아니다. (중앙당과 지도부는) 지역민의를 전혀 수렴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덧붙여 “지역에서 우리당 조직 자체가 미약하다”며 “지난해 탄핵으로 얻은 승리에 너무 자만한 것 같다. 각성하고 모든 책임을 한다. 이같은 목소리를 신중하게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당원 이상길씨도 “아산조직은 이번에 한 지붕에 두 가족, 세 가족이 모여 있는 꼴이었다. 이로 인해 조직 자체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이번 패배는 이같은 문제를 야기시킨 중앙당이 책임져야 한다. 아울러 조직이 굳건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승리는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임좌순씨는 할 말을 권유하는 지도부에 “전장에서 패한 장수가 무슨 할 말이 있느냐”며 말을 아꼈다.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5월10일자 게재 예정(박성규 기자는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방송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연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충남시사신문 5월10일자 게재 예정(박성규 기자는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방송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연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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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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