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인사를 위해 아산을 찾은 열린우리당 지도부. 사진 왼쪽부터 박병석, 염동연, 장영달 의원.박성규
염동연,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을 비롯해 박기춘 당 사무처장, 박병석 기획위원장 등 지도부들은 이날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성남 및 공주, 그리고 아산을 방문, 낙선 인사에 나섰다.
오후 2시55분경 열린우리당 아산시당 사무소에 도착한 이들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낙선 인사는 4·30 재보궐선거에서의 참패 원인을 진단, 처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계획됐다”고 밝힌 뒤 “이번 뼈아픈 경험을 보약 삼아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와 2007년에 있을 대선에서 승리,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한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론은 “시간관계상 긴 얘기를 못 들어 죄송합니다”였다. 시간에 쫓겨 얘기를 들을 시간조차 없이 자리를 뜬 것. 이들이 아산시당 사무소에 머문 시간은 약 15분 정도였다.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의 시간을 빼면 얘기를 들은 시간은 10분도 채 안 됐다.
앞서 염동연 의원은 “낙선 인사를 다닌다기 보다는 (참패에 대한) 사과를 드리고 당원과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성하기 위한 자리”라고 밝혔으나 이 말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복기왕 전 국회의원은 “이번 (아산)재선거를 치르게 만든 장본인으로서 할 말이 없으나 이런 식의 자리는 잘못 된 것”이라며 “위로 인사를 위해 마련된 자리인지, 반성하고 대처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인지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제대로 된 평가를 들으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으며 중앙당에 대한 서운함도 털어놨다.
복 전 의원은 “당 지도부를 비롯해 우리당에 대한 실망이 크고, 비판할 것이 많다”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당은 공천 잡음으로 그 어느 곳 하나 깔끔했던 곳이 없었다. 이로 인해 창당 이념이 퇴색되며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으며, 그것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심판받은 것”이라고 중앙당과 지도부를 힐책했다.
김복환 아산시 당원협의회 운영위원도 “74년 동안 살아오며 여러 번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 만큼은 잘못된 게 많은 적이 없다. 공천과정을 보면서 중앙당을 우습게 봤다”고 힐난한 뒤 “우리당은 집권만 했지 명백하게 따지면 여당이 아니다. (중앙당과 지도부는) 지역민의를 전혀 수렴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덧붙여 “지역에서 우리당 조직 자체가 미약하다”며 “지난해 탄핵으로 얻은 승리에 너무 자만한 것 같다. 각성하고 모든 책임을 한다. 이같은 목소리를 신중하게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당원 이상길씨도 “아산조직은 이번에 한 지붕에 두 가족, 세 가족이 모여 있는 꼴이었다. 이로 인해 조직 자체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이번 패배는 이같은 문제를 야기시킨 중앙당이 책임져야 한다. 아울러 조직이 굳건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승리는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임좌순씨는 할 말을 권유하는 지도부에 “전장에서 패한 장수가 무슨 할 말이 있느냐”며 말을 아꼈다.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5월10일자 게재 예정(박성규 기자는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방송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연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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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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