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호주에서 숨어 살아온 100세 넘은 '세계 최고령 불법체류자'(?)가 본국으로 추방당하기 직전에 가까스로 호주 영주권을 받아 화제다. 최근 호주 방송뉴스에 따르면 이 오갈 데 없는 노인에 대해 불법체류 관련, 어떠한 예외도 둘 수 없다는 연방 이민부의 원칙에 따라 지난 달 추방 명령이 내려졌었다.
할머니의 사연은 알고 보면 기구하다. 올해로 104세가 된 이 중국인 할머니는 호주 멜버른에 일본인 수양딸과 사위가 유일한 가족일 뿐, 중국에는 단 한명의 친인척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할머니는 10년 전, 1년짜리 단기 방문 비자를 발급받아 수양딸을 만나러 호주에 왔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는 달리 고향으로 돌아갈 길이 막혀버렸다. 당시 이미 95세의 고령탑승자를 받아줄 항공사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
항공사들의 탑승거부로 인해 어쩔 수없이 호주에 눌러앉게 된 할머니는 영주권 신청을 한 상태에서 최근에야 불법체류 사실이 적발됐다.
더욱이 할머니는 지난 2월 104회 생일을 맞아 존 하워드 수상을 비롯하여, 빅토리아 주 수상과 총독으로부터 장수를 축하하는 생일카드를 받았던 전력이 있다. 따라서 이번 이민부의 추방명령은 많은 이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법에도 예외는 있는가. 할머니에 대한 동정여론과 호주 정부의 '인정머리 없는' 처사에 대해 사회적 비난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민부 장관의 재량권으로 영주허가가 내려졌다. 호주에 살고 있는 일본인 수양딸은 2차 대전 당시 버려진 전쟁고아로, 3세 때부터 이 할머니 부부에 의해 양육된 것으로 전해졌다.
어쨌거나 엄격한 호주 정부의 이민법으로 인해 쫓겨날 위기에 처한 할머니는 인정 많은 호주인들 덕에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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