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호주엔 두꺼비 때문에 난리다. 호주 정부는 최근 12인의 국내 최고 엘리트급 과학두뇌들로 구성된 생물공학(biotechnology)연구팀을 발족해, 1백만불이 투입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일명 '두꺼비 죽이기'. 퀸스랜드 주에서 시작해, 호주 전역으로 걷잡을 수없이 번지고 있는 두꺼비를 소탕하기 위해 '거국적' 차원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케인토드'(cane toad)란 이름의 두꺼비. 어른 주먹 반 크기의 이 두꺼비는 30여년 전인 60년대에 사탕수수 농가의 '지원군' 임무를 받고, 칙사 대접을 받으며 오세아니아 대륙에 상륙했다.
퀸스랜드 주의 거대 사탕수수밭을 잠식하는 풍뎅이 류 '케인비틀'(cane beetle)을 잡아먹는 천적으로서 환영을 받았던 것.
이 두꺼비는 이후 어마어마한 숫자로 불어났다. 맹독을 앞세운 이 두꺼비는 풍뎅이 뿐 아니라 개구리, 도마뱀까지 위협, 생태 파괴의 주범이 됐다. '귀하신 몸'이 어느 덧 '양서류계의 무법자'라는 악명을 얻고 있는 셈.
이 두꺼비는 집 마당에 떼를 지어 진을 치고 독을 뿜어내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위협하는 한편, 우체통이나 벗어놓은 신발 속에 웅크리고 앉아 사람을 놀라게 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가하면 비오는 날 하수구 등지에서 대거로 몰려나와 거리를 점령, 차량들의 곡예운전에도 불구하고 바퀴에 압사 당하는 부지기수의 두꺼비들을 보면 그 숫자에 압도당할 정도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2년간 화학 약품이나 물리적 살생도구를 쓰지 않으며, 동시에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오직 두꺼비만 유인할 수 있는 미끼 개발에 골몰할 예정이다.
토사구팽이라고 해야 할지.
최고 과학자 그룹과 독 두꺼비 떼와의 접전. 마치 공상 과학영화의 주제 같지만 호주에서는 아주 시급한 현안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두꺼비 잡는 덫을 고안해 줄 것을 현상공모로 호소하고 있다.
또한 '두꺼비 죽이기'홍보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가운데, 두꺼비를 나무 막대나 골프채 등으로 때려죽이거나 두꺼비를 산 채 비닐봉지에 넣어 쓰레기통에 버리는 방법 등은 그 잔인함 때문에 법으로 금지시키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호주 국민이라면 누구나 두꺼비 처단에 적극 협조하되 죽이는 방법은 제한하겠다는 당국의 발표에 국민들은 혼란과 짜증을 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퀴즈 하나!
호주 당국이 권하는 두꺼비 죽이기의 가장 인도적인 방법은?
산채로 잡아 바로 냉동실에 넣어 동사시키는 방법이다. 정답이다. 두꺼비들은 서서히 얼어 죽어가면서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 양서류의 동면과정과 유사한 환경 탓이라는 '설'도 있지만, 글쎄, 두꺼비가 돼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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