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로 밥을 짓느라 분주한 딸아이김정혜
"할아버지 여보! 조금만 기다리세요. 얼른 밥해 드릴게요."
"응. 그래. 아직 배 안 고프다. 그라니까네 천천히 해~~."
딸아이는 모래를 냄비에 가득 퍼 담곤 쌀 씻는 시늉을 하더니 채 1분도 안되어 밥이 다 됐는지
"할아버지 여보! 이제 밥 다 됐어요. 어서 드세요."
"응. 그래 밥 묵자. 아니 그란데 반찬도 없이 우째 밥을 묵노?"
"아, 맞다. 맞다. 잠깐만요. 제가 금방 맛있는 반찬 만들어 드릴게요."
딸아이는 쪼르르 달려가더니 어디선가 풀을 한 주먹 뜯어다간 돌멩이에 놓고 반찬 만드는 시늉을 했다. 그리곤 예쁜 접시에 담아서 제 외할아버지 앞에 가져다 놓았다.
"할아버지 여보! 반찬 여기 있어요. 꼭꼭 씹어서 천천히 맛있게 드세요."
아버지께서 식사를 하시는 시늉에 아이는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집안으로 부리나케 달려간다.
잠시 후. 소꿉놀이 컵에 물을 한가득 들고 나왔다. 그리곤
"할아버지 여보! 다 드시면 여기 물드세요. 물은 몸에 좋대요."
딸아이의 생뚱맞은 그 말에 아마도 아버지는 놀라셨는지
"물이 몸에 좋다고 누가 그라더노?"
"엄마가요. 엄마는 내가 아침에 일어나면 물을 한 컵 가득 줘요. 그리곤 천천히 마시래요. 물이 몸에 좋다면서요. 할아버지! 진짜 물 많이 마시면 튼튼해지는 거예요?"
"응. 그래 맞다. 물을 많이 마시면 몸속에 나쁜 것들이 다 씻겨 내려가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