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벌 25만 마리 붙인 사나이

칠곡 아카시아 축제 11일 막내려...안상규씨, 기네스 북 갱신

등록 2005.05.11 00:12수정 2005.05.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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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네스북 기록 보유자인 안상규 씨가 얼굴 일부만 제외하고 벌 25만마리를 붙인 상태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다는 독도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기네스북 기록 보유자인 안상규 씨가 얼굴 일부만 제외하고 벌 25만마리를 붙인 상태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다는 독도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이성원

제5회 아카시아 벌꿀축제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전국 최대 아카시아 군락지인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동재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는 아카시아 꽃이 만발, 5.2km에 이르는 신동재 양쪽편에는 40∼50년된 아름드리 아카시아 나무가 그윽한 향취를 내뿜으면서 그야말로 '지천'에 깔렸다.


이곳 아카시아 군락지는 100만평 규모로 칠곡 양봉인들의 메카다. 신동재는 아카시아 군락지 규모나 꿀의 품질, 꿀 채취의 편리함 등 채밀과 관련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는 지난 8일 아카시아 꽃길 걷기로 시작됐다. 꽃길 걷기는 신동재가 시작되는 덕산리에서 고개 정상까지 이어지는 2.1km 고갯길에서 실시됐다.

풍물패 '한사랑회'가 신나는 장단으로 흥을 돋웠다. 연인의 손을 잡고 걷는 사람, 아이들과 정다운 얘기꽃을 피우는 사람, 풍물장단에 맞추어 춤사위를 선보이는 사람, 저마다 하얀 눈이 내린 것 같은 아카시아꽃길을 함께 걸으면서 축제의 분위기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축제마당인 고개 정상에 다다르면 지역 문인들의 주옥같은 시화(詩畵)가 손님을 맞이한다. 작품 하나 하나 음미하다 보면 모두 시인이 된 기분이다.

도립국악단의 식전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고갯길 정상 숲 속에서 펼쳐지는 화려하고 장엄한 공연은 색다른 맛을 선사했다. 축제 첫날의 하이라이트인 '윙윙가요제'에는 예선을 거친 지역의 아마추어 가수들이 노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윙윙가요제에는 인기가수 현숙과 최석준이 특별 초청되어 축제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아카시아 벌꿀축제의 특징은 주민 참여형 축제다.'윙윙투게더'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연과 전시회, 체험행사에 주민들이 참여한다. 축제기간 동안 매일 열리는 윙윙투게더에는 칠곡문화원 문화학교 수강생들의 한국무용, 합창, 민요 공연을 비롯하여 주민들과 지역 단체회원들의 태극권과 검도 시연, 사물놀이, 벨리댄스 공연 등이 열렸다.

첫날 저녁에 열리는 '향기 있는 퓨전음악회'에는 대구예술대학의 학생들이 한국음악과 댄스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a 전국 최대 아카시아 군락지인 칠곡군 지천면 신동재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아카시아축제에 탐방객이 줄을 잇고 있다.

전국 최대 아카시아 군락지인 칠곡군 지천면 신동재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아카시아축제에 탐방객이 줄을 잇고 있다. ⓒ 이성원

둘째날인 지난 9일 열린 재롱잔치에서는 노래와 율동으로 무장한 유치원생들의 깜찍한 재능을 볼 수 있었다. 축제장 관객들을 일순간에 긴장시키는 코너는 '기네스북 안상규 벌인간 이벤트'이다. 칠곡군 동명면 '안상규 벌꿀' 대표인 안상규씨는 이날 몸에 25만마리 정도의 벌을 붙여 또다시 세계 기네스 북 기록을 갱신했다. 안 대표의 몸에 붙인 벌의 무게가 50㎏정도였다.

이날 벌 붙이기를 하면서 안 대표는 대략 150방 정도 벌에 쏘였다고 한다. 그가 벌을 붙이면서 가장 많이 쏘인 경우는 400방 정도다. 안 대표의 말에 따르면 800㎏ 황소가 150방을 쏘이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고 한다. 안 대표는 자신이 벌 독을 해독하는 독특한 체질을 지니고 있어 이렇게 많이 쏘여도 끄덕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25만마리의 벌을 붙인 상태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제목의 독도선언문을 낭독, 듣는 이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안 대표는 올해 일본 후지산에서 50만마리의 벌을 몸에 붙이고 독도가 우리땅임을 일본인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에게 외칠 계획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안씨는 여왕벌을 가슴에 품고 일벌들이 여왕벌을 쫓아오도록 하는 방법으로 벌을 온몸에 붙였다. 여왕벌은 로얄 제리를 양식으로 먹기 때문에 5∼6년을 살 수 있고, 매일 2천개 정도의 알을 낳을 수 있는 정력을 지니고 있다. 꿀을 먹은 벌은 일벌이나 수벌이 되어 3개월 정도 살 수 있다.

a 짚풀공예 체험장에서 짚으로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짚풀공예 체험장에서 짚으로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 이성원

이어지는 락과 통기타 음악공연인 '엘디스 음악회'에서는 감미로운 선율이 선보였고, '해설이 있는 시낭송회'에서는 관객들의 가슴 속에 숨어 있는 시심을 끌어내는 멋진 시가 소개됐다.

셋째날인 10일 학생들을 위한 사생대회와 백일장이 열린데 이어 저녁시간에는 '아카시아와 함께하는 7080콘서트'가 열려 중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축제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다례시연과 즉석 노래방인 숲 속 음악회가 열려 관객 중에서 누구나 참여 노래 솜씨를 뽐낼 수 있다.

축제장 주변에 4일 동안 계속 열리는 거리행사와 체험행사도 볼만하다. 양봉체험장에서는 관객들이 직접 벌통에서 꿀을 채취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여왕벌을 직접 관찰해 볼 수도 있고 벌통소독도 해 볼 수 있다. 아카시아와 양봉전시장에서는 신기한 양봉재료들과 벌들의 생태를 직접 볼 수 있어 학생들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된다. 꿀요리 전시회에서는 꿀로 만든 다양한 음식도 구경하고 진짜 꿀과 가짜 꿀을 구별할 수 있는 꿀 판별 시음대회도 열린다.

벌꿀돼지고기 시식회에서는 벌꿀소스로 양념한 돼지고기 시식행사가 열려 관객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흑염소 생태체험장과 짚풀 공예 체험장이 마련되어 흑염소와 사진을 찍고, 관객들이 직접 짚풀을 이용한 생활공예품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이밖에 봉침 홍보관이 설치되고 야생화전시, 그림전시, 시화전 등 다양한 전시행사가 열리고 이동예술학교에서는 가훈 써주기, 도자기 만들기, 초상화그리기, 페이스페인팅 등의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이동예술학교에는 대구예술대학교 학생들이 대거 참여한다.

축제장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장터에는 음식업지부에서 엄선한 지역의 모범음식점들이 참여하여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므로 바가지 상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아카시아 꽃그늘에서 정다운 이웃과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술잔 속에 아카시아 꽃이 떨어지는 행운도 잡을 수 있다. 칠곡군은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축제장 인근에 1500대의 임시주차장을 만들었고 오전 10시부터 밤 10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a '해설이 있는 시낭송회'에서 칠곡문인협회 이혁순 회원이 시를 낭송하고 있다.

'해설이 있는 시낭송회'에서 칠곡문인협회 이혁순 회원이 시를 낭송하고 있다. ⓒ 이성원

덧붙이는 글 | 이성원 기자는 경북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현재 칠곡신문 편집국장이다.

덧붙이는 글 이성원 기자는 경북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현재 칠곡신문 편집국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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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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