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현대자동차
현대차의 경우 현재 판매되는 자동차 개별 브랜드가 잠깐 생각해 봐도 10개가 넘는 것 같다. 그리고 개별브랜드도 생명력이 길지 않아 10년 이상 장수하는 제품은 극히 드물다. 쏘나타 시리즈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쏘나타에서 시작해 쏘나타1/2/3를 넘어 EF쏘나타 NEW EF쏘나타까지 확장되더니 다시 이것저것 다 떼고 쏘나타라는 단순한(?) 이름으로 되돌아 왔다. 국내용이라고는 하지만 상당한 낭비가 아닌가 한다.
차종별 개별 브랜드 사용은 국내용일 뿐
왜 이렇게 많은 개별브랜드가 태어났을까?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너무 새 제품, 새 차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업의 입장에선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맞춰야 하는데 소비자의 니즈가 새 제품, 신차이기 때문에 그 욕구를 맞추다 보니 이렇게까지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그런 얘기가 설득력은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변명일 뿐, 거시적인 시각에서 보면 잘못된 전략이었다. 이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잘못되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다.
소비자가 새 차를 사서 느끼는 만족감은 채 1년을 넘지 못한다. 하지만 할부금은 2~3년 동안 내야하고 할부금을 다 낼 때가 되면 그 차는 단종이 되어 이미 구식인 차가 되어 버린다. 그러다 몇 년이 더 지나면 부품 생산도 중단이 되어 버려 오래 차를 타고 싶어도 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물론 이렇게 극한 상황은 소수의 개별브랜드에서만 발생을 했다).
만약 이 차종이 디자인과 기능은 변경되었지만 차 이름, 개별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차종이 단종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또 다른 예도 있다. 보통 소비자가 신차로 바꿀 때 비용 절감을 위해 옛 차를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고차 시장의 시세 또한 차량이 단종되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이렇듯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동차 회사의 잘못된 전략으로 인해 큰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개별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인가?
렉서스나 BMW, 벤츠와 같이 개별 브랜드 전략을 쓰지 않는 것이 꼭 좋은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렉서스의 모기업인 도요타나 우리나라에 어코드를 판매하고 있는 혼다의 경우도 개별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틀린 것인가라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다 이다.
종교에서는 진리는 하나라고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진리는 수익을 창출하는 적법한 모든 방법이다. 다시 말해서 기업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브랜드 전략을 메가브랜드 전략을 취할 수 있고 개별 브랜드 전략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디나 수단일 뿐이지 꼭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다.
개별 브랜드와 메가 브랜드의 장단점
한 가지 브랜드의 차종을 얼마나 많이 팔 수 있을까? 만약 한 도시에 사람이 100명이 산다고 하자. 그러면 A라는 차가 아무리 좋아도 몇 명이나 그 차를 탈 것인가? 사람들은 군중심리가 있어 무엇인가가 유행하면 그것을 갖고 싶어 하긴 하지만 모두 다 갖는 것은 원치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보이고 싶어하는 심리 때문이다.
그러면 '가'라는 회사와 '나'라는 회사가 도시에 사는 사람 100명에게 차를 판다고 가정을 해보자. '가' 회사는 메가브랜드 전략을 취하는 회사이고 '나'라는 회사는 개별 브랜드 전략을 취하는 회사이다. '가' 회사에는 'A'라는 브랜드를 가진 차만 판매하고 '나'라는 회사는 'B'라는 저가형, 'C'라는 일반형, 'D'라는 고가형 브랜드를 판매한다. 물론 'A'라는 회사도 인테리어나 디자인별로 가격에는 차이를 두었다.
분명 '가'라는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지는 못할 것이다. 그 이유는 개별 브랜드로만 놓고 본다면 1:3의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수익면에서는 '가' 사가 '나' 사의 수익을 크게 앞지를 것이다. 그 이유는 생산라인 구축이나 브랜드를 알리는데 비용이 적게 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의 가치 면에서는 '가' 사가 '나' 사를 크게 앞지를 것이다.
현재 메가브랜드의 차종을 본다면 모두 고가의 차들이다. BMW, 볼보, 렉서스, 벤츠,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등, 고가의 세단이나 스포츠 카들이다. 반대로 개별 브랜드 전략을 취하고 있는 회사의 주요 차종은 상대적으로 저가이다. 혼다, 현대, 도요타, GM처럼.
국산 자동차 회사의 개별 브랜드 전략 문제점
국산 자동자 브랜드의 대표 주자는 현대, 기아차이다. 현대, 기아차는 너무 많은 개별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데 지쳐 이제는 과거 브랜드를 다시 가져 다 사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쏘나타'와 '프라이드'이다.
필자가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것은 개별 브랜드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가격대 또한 이리저리 중복되다 보니 구매시 소비자의 입장에는 불필요한 시간소비를 해야 하고, 타 회사의 브랜드와 비교되기보다 자사 브랜드간 경쟁이 발생되는 일도 생긴다. 이러한 손해를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한다.
현대, 기아차는 가격면으로 저가(초저가를 추가 가능), 중가, 고가(초고가 추가 가능)형으로 기능면으로 승용차와 RV로 나누어 각각의 부분에 자사 브랜드간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분하여 개별 브랜드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개별브랜드의 유지 관리 또한 이전의 방법처럼 몇 년간 반짝 써먹다 폐기하고 마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대, 기아차를 바짝 뒤따르고 있는 브랜드는 르노삼성차이다. 과거에는 대우차의 위상이 현대, 기아차와 같이 했지만 모기업의 부도와 GM으로의 합병, 그리고 마티즈 이후 히트상품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