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탄생 순간입니다.정상혁
해인사 대적광전의 첫번째 벽화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나무를 잡고 서 있는 사람은 부처님의 어머니인 마야부인(또는 마하마야)입니다. 당시의 풍습대로 해산이 가까워오자 친정인 이웃나라로 가던 중 룸비니라는 곳에서 잠시 쉬다가 산기를 느끼고 무우수 나뭇가지를 잡고 싯달타 태자(부처님의 출가 전 이름)를 낳게 됩니다. 이때 부처님은 부인의 허리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부처님은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으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셨다고 하지요.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짚고 넘어가자면 '자신밖에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스스로 소중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바로 아래는 지난 2003년 2월에 들렀던 네팔의 룸비니 사진입니다. 겨울이라 안개가 많이 끼인 날이었습니다. 벽화 속 그림과 좀 비슷한가요? 안개가 많이 끼어 잘 보이지 않지만 뒤쪽에 깃발이 많이 걸린 나무가 바로 벽화 속의 그 나무입니다. 벽화 위쪽의 가로로 긴 벽화는 아마 벌써 눈치챘겠지만 그 유명한 원효대사의 해골물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