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당직자 90여명, 5·18 묘역 대거 방문

화병 닦기 등 위령 행사... "진정성 받아들일 때까지 오겠다"

등록 2005.05.12 19:47수정 2005.05.12 21:12
0
원고료로 응원
a 한나라당 중앙당 사무처 소속 당직자 80여명이 5.18묘역을 방문하고 비석을 닦는 등 '위령행사'를 열었다.

한나라당 중앙당 사무처 소속 당직자 80여명이 5.18묘역을 방문하고 비석을 닦는 등 '위령행사'를 열었다. ⓒ <광주드림> 안현주


박근혜 대표의 잇따른 호남방문에 이어 한나라당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 등 90여명이 12일 대거 광주를 방문, 국립 5·18 묘지를 참배했다. 특히 당직자 80여명은 "사죄의 마음을 담아" 5·18 묘역 정화작업을 하는 등 위령행사를 열고 민족민주열사들이 안장돼 있는 구 망월묘역을 참배해 눈길을 끌었다.

강재섭 원내대표, 서병수 제1정조위원장, 김성조 국회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 내정자 등 한나라당 내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국민생각(회장 맹형규)' 소속 의원 7명은 이날 오전 일찍 광주를 방문해 묘역을 참배했다. 의원들은 전남도청 상황실에서 박준영 전남도지사 등 도청 관계자들과 서남해안관광레져타운 건설 등 전남도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성조(국민생각 부회장) 의원은 "한나라당이 과거에 대해서 전향적으로 잘못을 인정했고 다시는 이런일(5·18)이 없도록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면서 "한나라당의 미래에 대해서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민생각 소속 의원들은 한나라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전남도가 처한 현실에 대해서 의견을 듣고 예산심사나 정책결정 과정에서 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의원들은 전남도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전남 나주 소재 '동수·오량농공단지'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광주광역시 학동 남광주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국민생각'과는 별도로 김무성 사무총장과 당 사무처 소속 직원 80여명도 이날 국립 5·18 묘지를 방문해 '5월 민주영령 위령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참배를 마친 후 묘비와 화병 닦기, 기계로 다듬지 못한 잔디를 가위로 손질하는 등 정화 작업을 벌였다.

"진정성 받아들일 때까지 오겠다"


a '국민생각' 소속  의원들은 전남도청을 방문해 전남도 현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국민생각' 소속 의원들은 전남도청을 방문해 전남도 현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 전남도청 제공

5·18 묘지를 찾은 김무성 사무총장은 "가슴이 아프다"며 "3당 합당을 통해서 탄생한 당인데 그 중 가해자 정당인 민정당이 있었다, 한나라당이 책임을 갖고 죄를 사하기 위해서 참배를 왔다, 이제 당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1회성 행사를 하기위해 온 것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에서 우러나는 성심으로 여기에 왔다"면서 "우리들의 진정성을 호남민들이 잘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다면 마음을 열 때까지 계속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김 사무총장은 '5·18 뿐 아니라 호남소외 등에 대해 중앙당 차원에서 매듭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작년에 의원연찬회를 전남지역에서 하고 전체 의원들이 5·18 묘역을 참배했다"면서 "참배하는 마음 속에 모든 것이 들어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광주를 방문한 당직자들은 "순수한 마음에 참배를 왔다"며 "한나라당의 호남공략 등 정략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당직자들은 참배에 앞서 광주지역 청년위원회 및 차세대여성위원회 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조상열 호남대 교수를 초빙해 '호남지역의 역사와 문화인식'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푸른정책연구모임'도 오는 13일 전남 목포를 방문해 지역현안을 보고받고, 대불국가산업단지와 목포신항 등을 돌아보는 한편 대불대와 목포대 등의 재학생들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박근혜 대표도 지난해에 이어 18일 2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교조 전남지부, 행사장에서 1인시위 하기도

a 전교조 전남지부 한 간부가 한나라당의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에 항의하는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전교조 전남지부 한 간부가 한나라당의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에 항의하는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한편 이날 한나라당 중앙당 당직자들이 초청 강연회를 열었던 곳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 한 간부는 '5월 영령 분노한다,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법 개정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에 나선 전교조 전남지부 정관호 정책실장은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하고 나서 10여년 동안 염원했던 교육개혁이 미뤄지고 있다"면서 "이를 항의하기 위해서 1인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 지도부 등의 광주방문에 대해 "생색내기 일 뿐"이라며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해야 할 것은 5월 영령들의 염원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 뜻을 담은 실천이 있어야 한다, 개혁에 반대하면서 광주를 방문하는 것은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3. 3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