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치 입문 후 첫 공식적인 모교 방문을 한 유시민 의원이 수성초등학교 홍춘자 교장(맨 왼쪽)과 동창생, 학부모와 함께 교사를 둘러보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승욱
유시민 열린우리당 중앙상임위원의 대구경북(TK) 챙기기 보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영천 재선거 패배 이후 다소 잠잠했던 행보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대학 강연, 출신 초등학교 방문... 연이틀 '행군'
유 의원은 13일 오전 10시 자신이 졸업한 대구 수성초등학교를 방문했다. 하루 전날인 지난 12일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북핵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한 다음 일정이다.
유 의원의 이번 모교 방문은 이미 예상된 것. 지난달 재보궐 선거 당시 지역 언론사 기자들과 만난 유 의원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고향 챙기기에 나서겠다"면서 "졸업한 초등학교부터 다니면서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과 같은 기수인 48회 동창생들과 함께 모교를 찾았다. 홍춘자 교장과 환담을 나누고 방송실에 들른 유 의원은 마흔 가까이 터울나는 후배들에게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유 의원은 식당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학생 급식식사로 점심을 먹은 뒤 모교 방문 일정을 마쳤다.
경북 경주 출생의 유 의원은 경주 계림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대구 수성초등학교로 전학했다. 그동안 개인적 차원에서 모교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국회의원 신분으로 초등학교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같은 날 오후 2시 열린우리당 대구시당 상무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오후 4시 경북 구미로 이동해 경북도당 당원협회장 등과 만났다. 또 저녁 7시 문경을 찾아 문경시의원 및 시장과 간담회를 갖는 등 이틀 연속 대구·경북 지역에서 '강행군'을 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고향 챙기기에 나서겠다"
▲유시민 의원이 대구 수성초등학교 후배로부터 환영의 꽃바구니를 받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승욱
유 의원이 지난 4·30 재보선 공언대로 고향 챙기기를 본격화 하면서 보폭을 넓히자 그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유 의원은 고향을 '냉대'한다는 핀잔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이 정치 입문 후 고향을 거론하는 것을 너무 꺼려 했다"면서 "어떤 의도였든 그것이 지역 출향인사인 유 의원에 대한 서운함으로 돌아온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부 언론에서는 유 의원의 이러한 행보를 'TK 맹주', '대권을 위한 행보' 등으로 묘사하고 있다. 유 의원의 한 측근은 "우려했던 대로 비난의 화살이 날아오고 있다"면서 "고향 방문이 잦다보니 지역구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어 득보다 실이 많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득보다 실 많을까 걱정"... 기대반·우려반
그렇다고 유 의원이 고향을 챙기지 않을 수는 없다. 현재 열린우리당 의원 중 TK지역 출향인사는 5명. 그중 출생지가 아닌 어린 시절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이 지역에서 보낸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유 의원이 직접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에 살고 있는 유 의원의 한 지인은 "현재로선 유 의원이 지역을 계속 공략해도 성과가 빨리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지만 하나둘 노력하다 보면 조만간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반 우려반을 나타냈다.
| | '차가운' 유시민도 후배들 앞에선 한없이 부드럽다? | | | |
| | ▲ 유시민 의원이 13일 오전 모교인 대구 수성초등학교 방송실에서 후배들에게 짧은 강연을 생중계 촬영하고 있다. 이날 유 의원은 평소 TV토론에서 딱딱하고 강한 어조보다는 시종일관 부드러운 말투로 말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 논리정연한 화법으로 차가운 인상이 강한 유시민 의원도 어린 후배들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워졌다. 13일 모교 수성초등학교를 방문한 유 의원의 일정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인사말, 아니 짧은 강연이었다.
교내 방송실에서 후배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각 학급으로 생중계한 유 의원의 방문 행사는 마흔살 가까운 터울의 후배들에게 전하는 강연으로 이어졌다. 애초 5분 정도 인사말로 대신할 요량이었지만 십여분의 강연이 됐다.
유 의원은 후배들에게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어휘를 많이 알아야 하고, 책을 많이 읽고,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치 유치원 선생님 같은 억양과 말투였다. 그동안 유 의원이 TV토론에서 보여줬던 강한 어조와 달랐다. 하지만 평소 유 의원의 TV토론식 화법에 익숙하던 참석자들은 '너무나 부드러워진(?)' 억양과 말투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또 유 의원은 후배들에게 "장시간 어려운 이야기를 들어 지루했는지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후배니깐 공짜로 해준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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